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로 꼽히는 베네치아 국제영화제가 1일(현지시간) 베네치아 석호의 리도섬에서 개막했다.
영화 ‘기생충’의 세계적 거장에 오른 봉 감독은 이날 현장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영화를 멈추게 하지 못할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영화감독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이에게 준 고통, 그것을 하나의 시험대로 삼자”고 말했다. 또 “수상작 선정을 위해 심사위원들과 많은 아름다운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봉 감독은 마지막 날인 11일 이뤄질 황금사자상 선정과 발표를 위해 시상식 무대에 오른다.
올해로 78회째인 베네치아 영화제는 오는 11일까지 열흘 간 56개국 총 92편의 작품이 스크린에 오른다.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의 주인공을 가리는 경쟁 부문 ‘베네치아 78’에는 21편이 초청됐다.
개막작은 스페인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평행한 어머니들’이다. 한국 배우 전종서가 주연한 미국 작품 ‘모나리자와 블러드문’,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의 스토리를 다룬 ‘스펜서’ 등이 경쟁 부문에 포함됐다. 제인 캠피온 감독의 신작 ‘더 파워 오브 더 도그’, 이탈리아 출신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의 ‘신의 손’도 주목받는 작품이다. 한국 영화는 올해 초청작 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했다.
봉준호 심사위원장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는 영화 ‘노매드랜드’로 지난해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클로이 자오 감독이 포함됐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러지는 올해 영화제에서도 지난해처럼 행사 내내 엄격한 방역 수칙이 적용된다. 관객을 포함한 영화제 참석자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검사를 통해 음성임이 확인돼야 발급받을 수 있는 ‘그린 패스’를 소지해야 한다. 실내에서는 예외 없이 마스크를 써야 한다. 또 각 상영관 관객 수는 수용 규모의 50% 이내로 제한된다. 주최 측은 영화제가 열리는 리도섬 내 10여 곳에 코로나19 검사소를 설치해 참석자들이 필요할 때마다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