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29·미국)는 등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수아레즈는 지난달 3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팔꿈치 통증으로 교체됐다. 검사 결과 팔꿈치는 괜찮은데 등 근육에 미세 손상이 있었다. 결국 2주 휴식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류지현 LG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수아레즈는 이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리 안 시키려고 노력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등판을 늦춰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수아레즈는 올 시즌 8승 2패 평균자책점 2.46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1위 경쟁을 하는 LG에 수아레즈 공백은 큰 손실이다. 그런데도 류 감독은 담담했다. 정규시즌 중에 수아레즈가 한 번은 아플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말 중요한 10~11월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여겼다. 류 감독은 "건강한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가는 게 맞다. 수아레즈가 컨디션을 잘 끌어올려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수아레즈는 왜 다쳤을까. 지난 시즌 적은 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수아레즈는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9와 3분의 2이닝을 던진 게 전부였다. 마이너리그 경기도 제대로 열리지 않으면서 던질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지난 2월 자가격리가 끝나고 바로 불펜 피칭을 시작하며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한 시즌을 온전하게 보낼 수는 없었다. 류 감독은 "투수들은 한 시즌 무리해서 많이 던지면 탈이 날 수 있는데, 많이 던지지 않아도 다음 시즌 힘들 수 있다. 적당히 던져줘야 투구할 때 쓰는 근육을 유지해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시즌 미국 리그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면 수아레즈도 괜찮았을 것이다"라면서 "수아레즈 이외에 다른 어떤 투수를 선택했어도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지난 시즌 정규시즌을 제대로 치른 투수들이 아니라면 부상은 피해갈 수 없었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프로 리그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 KBO리그에 새로 온 투수 대부분이 컨디션 난조를 보인다.
NC 다이노스 외인 투수 웨스 파슨스도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리고 한국에 왔다. 시범경기부터 오른쪽 어깨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고전했다. 최근에는 공교롭게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타구에 왼쪽 네 번째 손가락을 맞아 전력에서 이탈했다. 두산 외인 투수 워커 로켓, KIA 타이거즈 다니엘 멩덴, 롯데 자이언츠 앤더슨 프랑코 등도 지난 시즌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제대로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올해 KBO리그에서도 위력적인 데뷔 시즌은 보내지 못하고 있다.
신입 외인 투수 중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는 두산의 아리엘 미란다는 지난해 대만리그에서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그리고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0, 삼진 170개 등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류 감독은 "미란다처럼 대만에서 한 시즌을 잘 보낸 투수는 관리가 잘 됐다. 수아레즈도 올 시즌 선발로 잘 보내면 내년에는 몸 관리가 더 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