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상장과 동시에 게임 대장주에 등극한 크래프톤이 조만간 오랫동안 공들인 신작을 내놓는다. 지금의 크래프톤을 있게 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한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다. 이 작품은 그냥 신작이 아니라 크래프톤이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진가를 보여줄 기대작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가 주목된다.
뉴 스테이트 왜 중요한가
크래프톤은 오는 14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이하 뉴 스테이트)의 출시 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로써는 9월 말이나 10월 초가 유력하다.
뉴 스테이트는 크래프톤에게 매우 중요한 게임이다. 상장 이후 처음 선보이는 대형 신작이고 크래프톤이 진정한 글로벌 게임사에 도전하는 작품이어서다.
크래프톤은 매출 94%가량이 해외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글로벌 게임사라고 할 수 있다.
처음으로 선보인 PC용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가 해외에서 먼저 호평을 받았고, 모바일용으로 내놓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도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면서 크래프톤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매출원이 됐다.
하지만 주력작이 된 배그 모바일의 경우 글로벌 퍼블리셔(유통 및 서비스사)는 중국 게임사인 텐센트다. 크래프톤은 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글로벌 서비스는 텐센트가 전적으로 진행한다. 이에 구글·애플 앱마켓에서 배그 모바일(펍지 모바일)을 찾아보면 퍼블리셔에 ‘텐센트 게임즈’라고 표기돼 있다.
크래프톤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글로벌 유저의 경우 배그 모바일을 보면 크래프톤보다 텐센트를 먼저 떠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크래프톤은 뉴 스테이트의 개발은 물론이고 글로벌 서비스도 직접 한다. 해외 유저에게 크래프톤을 각인시키고, 매출도 나눌 필요없이 온전히 가져올 수 있다. 반쪽짜리에서 완전한 글로벌 게임사로 화려하게 비상하게 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몸값이 고평가됐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없앨 수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10일 상장 시 히트작이 배그 밖에 없으면서 공모가는 49만8000원이나 된다며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시초가가 44만8500원에 형성돼 공모가에도 못 미치는 45만4000원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
상장한 지 한 달이 다돼 가지만 주가는 48만~50만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아직도 고평가됐다고 의심하는 투자자가 많은 것이다.
뉴 스테이트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크래프톤을 향한 물음표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크래프톤은 게임 대장주로 올려놓은 배그 모바일과 함께 뉴 스테이트라는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배그 모바일 실적(2분기)을 텐센트와 나누고도 영업이익(1742억원)에서 넥슨(1577억원)과 엔씨소프트(1128억원), 넷마블(162억원)을 앞섰다”며 “직접 서비스로 실적을 온전히 가져가는 뉴 스테이트가 자리를 잡으면 이들 게임사와의 실적 차는 더욱 벌어지고 고평가 얘기는 더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텐센트 배그 넘어야 흥행 보인다
크래프톤의 글로벌 비상을 위한 첫걸음인 뉴 스테이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배그 모바일이다. 뉴 스테이트도 배그 IP를 기반으로 개발됐고 장르도 배틀로얄인 만큼 배그 모바일 유저가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1차적으로 이들에게 어필해야 흥행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크래프톤은 뉴 스테이트가 한층 진일보한 게임성과 풍부한 콘텐트, 고품질의 그래픽 등을 갖췄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정교하고 현실감 있는 건플레이와 서바이벌 요소는 게임성의 깊이를 더한다. 총기 커스터마이징과 드론, 방패, 구르기 등은 긴장감 넘치는 전투와 생존 경험을 제공한다.
최첨단 렌더링 기술과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전역 조명)을 적용한 그래픽은 몰입감을 높인다. 첫 전장인 ‘트로이’는 새로운 이동 수단과 개성 넘치는 랜드마크, 다양한 오브젝트 등을 담고 있어 색다른 생존 전투를 경험하게 한다.
박민규 개발 총괄은 “배그 그 이상의 재미와 경험, 타협 없는 퀄리티를 선사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개발에 임했다”며 “차세대 모바일 게임의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인도 공략으로 쌓은 글로벌 서비스 경험도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크래프톤은 텐센트가 반중 정서로 철수한 인도에 진출해 지난 7월부터 ‘배그 모바일 인도’를 직접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누적 다운로드 5000만건을 넘었으며 매출 순위도 애플 1위, 구글 2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퍼블리셔로 처음 진출한 해외인 인도에서 성공한 경험은 뉴 스테이트의 글로벌 서비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 전 사전예약 분위기는 좋다. 지난 2월 중국·인도·베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사전예약을 진행해 지난 8월 30일 기준으로 3200만명이 참가했다. 구글 앱마켓에서는 사전예약 1주일 만에 500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지난 1일 ‘배그 모바일 인도’ 5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인도에서도 사전예약이 시작돼 참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글로벌 사전예약 3200만명은 별도 마케팅 활동 없이 뉴 스테이트만의 게임성, 기술력이 돋보이는 영상, 사전 체험 기회인 알파테스트 등 게임 자체의 콘텐트만을 앞세워 이룬 기록”이라며 뉴 스테이트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게임사 관계자는 “뉴 스테이트가 아직도 잘 나가는 배그 모바일을 뛰어넘거나 근처라도 따라가야 한다는 점에서 크래프톤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라며 “하지만 성공한다면 크래프톤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게임사 및 게임 대장주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