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 인생의 끝에 선 사유리의 머릿속은 온통 젠뿐이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398회는 '365일 육아 올림픽'이라는 부제로 꾸며졌다. 템플스테이를 떠난 사유리의 임종 체험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유리와 젠은 따루 가족과 함께 절을 찾았다. 이곳에서 이들은 발우 공양부터 임종체험, 108배 등을 경험했다. 고요한 사찰에서 마음을 비워가는 모두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도 힐링을 선사했다.
특히 사유리의 임종체험이 안방극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어진 삶을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로 하는 임종체험. 사유리는 먼저 유서를 쓰며 남은 사람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유서를 쓰던 중 사유리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가장 가까이에서 젠을 돌봐줄 수 있는 절진 이지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갑자기 자신이 죽으면 젠을 돌봐달라는 사유리의 부탁에 이지혜는 당황하면서도, 젠을 잘 돌봐줄 것이라 약속했다.
사유리는 "유산의 50%는 젠에게 주고, 나머지 50%는 기부해줘"라고 말하며 유산 문제까지 정리했다. 비록 체험이지만 생각해야하는 모든 것을 고려하고, 정리하는 사유리의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전화를 마친 뒤 사유리는 완성된 유서를 읽었다. 자신의 이름, 생년월일, 그리고 죽은 뒤 장례방법까지 덤덤하게 말한 사유리는 "지금까지 인생에서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던 내가, 유일하게 성공한 것은 젠을 태어나게 한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젠을 출산한 뒤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고,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 줬다"며 "젠을 낳은 건 지금까지 한 어떤 판단 보다 맞는 답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며 엄마 사유리에게 젠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젠에게는 "인생의 정말 소중한 선택을 할 때 남의 이야기 듣지 마라, 남의 눈치 보지 마라. 그것이 답"이라며 "네 인생에서 어떤 결정해도 엄마는 항상 너를 응원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묘비명에는 "젠의 아이로 다시 돌아올게요"라고 남긴 사유리. 어떤 모습으로라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사유리의 진심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울렸다.
실제로 관에 들어가는 입관 체험까지 마치고 난 뒤, 다시 세상의 빛을 본 사유리는 "관에 들어가서 젠의 목소리를 들으니 하루라도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며 "오로지 아들 생각밖에 없었다. 내 인생에는 아들밖에 없는 것 같다"고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죽음을 앞두고도 "젠이 내 인생의 전부"라고 말하는 사유리의 진심이 일요일 밤 안방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이와 함께 많은 비판과 어려움 속에서도 젠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사유리의 용기 있는 고백이 시청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시간이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5분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