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도 국민연금의 반대를 딛고 LG화학처럼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안이 최종 통과됐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배터리 주식회사와 SK E&P 주식회사(이상 가칭)의 물적 분할안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장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3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주총 참가 비율은 74.57%였고, 이 가운데 80.2%의 찬성률로 분사 안건이 통과됐다.
이번 배터리 사업 분사는 LG화학의 물적 분할 때처럼 2대 주주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최대주주 SK와 기관 투자자들의 찬성으로 무난히 통과됐다. 물적 분할된 배터리, 석유개발 신설 회사는 내달 1일 출범한다. SK배터리 신설회사는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상장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준 총괄사장은 "각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결정이다. 회사 분할을 계기로 각사에 특화된 독자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질적·양적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분할 방식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 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이다. LG화학과 마찬가지로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갖게 된다.
SK배터리 주식회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생산을 비롯해 전기차 배터리 서비스 사업, ESS(에너지 저장장치) 사업을 맡는다. 배터리 신설법인의 대표는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을 총괄해온 지동섭 사장이 유력하다.
김준 총괄사장은 신설법인의 상장 계획에 대해 "조급할 필요가 없고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때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이다. 최소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신설 법인인 SK E&P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수행한다. 현재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명성 대표가 계속해서 신규 법인의 대표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이 물적 분할 이후 주식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기존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조만간 주식 배당 등 방식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