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103년 만의 대기록 달성에 위기를 맞았다. MLB닷컴은 17일(한국시간) "오타니가 18일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팔 통증 문제로 취소됐다"고 전했다.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통증이 빠르게 사라지면 다시 등판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거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통증이든 오래 지속된다면, 남은 시즌 오타니가 다시 공을 던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매든 감독은 또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은) 오타니에게 '투수와 타자 중 한쪽을 중단하는 건 어떠냐'고 물었다. 오타니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둘 다 계속하고 싶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투수와 타자로 모두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타자로는 17일까지 홈런 44개를 쳐 MLB 전체 3위에 올라 있다. 공동 1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살바도르 페레스(캔자스시티 로열스·이상 45홈런)와 1개 차다. 도루도 23개를 해내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투수로도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했다. 115와 3분의 1이닝 동안 잡아낸 삼진이 136개다. 앞으로 1승을 추가하면 1918년 베이브 루스(13승·홈런 11개) 이후 103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와 홈런을 동시 달성하게 된다.
다만 갑작스러운 팔 통증으로 선발 등판이 취소되면서 시즌 10승을 향한 질주에 쉼표가 찍혔다. 한 시즌 내내 초인적인 레이스를 펼친 여파인지, 시즌 막바지 들어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다. 매든 감독은 "지금은 오타니가 언제 마운드에 복귀할지 확답할 수 없다"고 했다. 투구는 불가능하지만, 타격에는 문제가 없다. 치열한 홈런왕 경쟁도 이어갈 수 있다. 오타니는 1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원정경기에 3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에인절스는 9-3으로 이겼다.
오타니가 9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는 과정에서 화이트삭스 불펜 투수 마이크 라이트 주니어가 퇴장당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라이트가 오타니에게 계속 몸쪽 공을 던지다 결국 종아리를 맞힌 탓이다. 화이트삭스 토니 라루사 감독은 "고의적이지 않았다"고 심판에게 항의하다 함께 퇴장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