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2일 잠실 NC전에서 8-0으로 승리했다. 최근 7경기에서 5승 2무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5일부터 치른 15경기에서 11승 3무 1패를 기록했다. 단 1패. 승률은 0.917다. 8월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순위는 7위였다. 현재 두산은 4위까지 올라섰다.
4번 타자 김재환의 타격감이 뜨겁다. 앞·뒤 타순 타자들이 우산 효과도 보고 있다. 마운드도 견고하다. 5일부터 치른 14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했다. 10구단 중 1위다.
반가운 반등도 있다. 정수빈이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전반기 출전한 46경기에서 타율 0.200에 그쳤다. 비난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시점에 펄펄 날고 있다. 9월 출전한 18경기에서 타율 0.304를 기록했다. 타점(7점)은 이 기간 팀 내 3위. 도루도 3개를 기록했다.
특히 타선 리드오프(1번 타자)로 나섰을 때 활약이 주목된다. 정수빈은 두산이 5연승을 거둔 22일 NC전에서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1회 말에 나온 선취점은 그가 만들었다. NC 선발 투수 송명기로부터 내야 안타를 친 뒤 2사 뒤 도루를 해내며 득점권에 진루했다. 두산은 김재환이 볼넷을 얻어내며 이어간 기회에서 양석환이 좌중간 안타를 치며 정수빈을 불러들였다.
정수빈은 2회 2번째 타석, 3회 3번째 타석도 안타를 쳤다.
21일 NC전에서도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두산은 1회 3득점, 2회 5득점 하며 기선을 제압했는데, 정수빈은 1·2회 타석 모두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9월 진입 뒤 선발 1번 타자로 나선 7경기 중 6경기에서 안타를 쳤다. 멀티히트 경기는 3번.
김태형 두산 감독은 그동안 1번 타자를 맡았던 주전 3루수 허경민을 종종 하위 타순에 배치하고 있다. 체력과 컨디션 그리고 부상 관리 차원이다. '친구' 정수빈이 그 공백을 지우고 있다. '공격 선봉장' 체질을 보여주고 있다
정수빈은 포스트시즌에 강하다. 한국시리즈(KS)만 28경기에 나섰고, 타율 0.333를 기록했다. 가을이 왔고, 정수빈의 가을 DNA도 꿈틀거리고 있다. 그동안 몸값에 걸맞은 개인 성적은 내지 못했다. 하지만 팀이 가을 야구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 시점에 힘을 보태고 있다. 두산의 7시즌(2015~21) 연속 KS 진출에 기여한다면, 재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일단 9월에 돌입한 뒤 정수빈은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