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자격으로 찾은 미국 일정을 종료하고 귀국했다. 방탄소년단은 제76차 유엔총회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모멘트’ 개회 세션 연설, UN 본부와의 공식 인터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국실 방문, 미국 ABC 방송 출연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무엇보다 눈에 띈 건 방탄소년단의 메시지였다. 이날 현지 방송된 미국 ABC방송 아침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와 심야 뉴스 프로그램 ‘나이트라인’에 연이어 출연한 방탄소년단은 솔직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국계 주주 장(Juju Chang) 앵커와의 인터뷰 형식 방송에 임한 방탄소년단은 기후 변화, 성평등, 백신 접종이라는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답변으로 ‘역시 방탄소년단’이란 감탄을 자아냈다. 인터뷰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출연했다.
방탄소년단은 기후 위기에 맞서 어떤 영향력을 전하고 싶냐는 질문에 “10대 친구들이 전부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있다”며 “젊은 세대들이 훨씬 더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걸 보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결국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성평등에 관한 질문에는 개인의 경험을 더해 의견을 전했다. 이날 주주 장 앵커는 “역사적으로 한국은 남성 중심의 문화였다. 유엔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지속가능한 발전 가치에는 여성 교육과 성평등이 있다. 여성 팬들이 많은데, 방탄소년단은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나”고 물었다.
이에 RM은 “개인적으로 2015년과 2016년에 미소지니(여성혐오) 관련해서 지적을 들었다”며 “실제로 여성학 교수님께 가사를 검수를 받는 등 스스로 돌아봤다. 내가 너무 이런 성평등 문제에 관심이 없는 건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할 수 있는 한은 계속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답했다.
다양한 이유로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이들에게도 용기의 메시지를 전했다. 진은 “백신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은 나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왜냐하면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무서운 게 당연하다”면서도 “과거의 것을 두려워한다면 앞으로의 발전은 없다고 생각을 한다. 백신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야 앞으로도 더 발전이 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탄소년단은 다시 팬(아미)들과 함께 공연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이홉은 “팬데믹 상황이 끝나서 가장 하고 싶은 게 공연이다. 공연에 대한 마음이 큰 만큼 하루빨리 상황이 좋아져서, 많은 분들이 백신 접종을 해서 공연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20일 미국 뉴욕 UN 본부에서 열린 UN총회 특별행사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모멘트’ 개회 세션에서 청년세대와 미래세대를 대표한 연사로 나섰다.
방탄소년단은 미래 세대 10대와 20대에 대해 “‘코로나로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로 부르기도 한다고 들었다”며 “‘잃어버린 세대’가 아니라 ‘환영의 세대’(welcome generation)이란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 변화에 겁먹기보단 ‘환영’(welcome)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나가는 세대라는 의미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가능성과 희망을 믿고 있으면 예상 밖의 상황에서도 길을 잃는 것이 아니라 더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다”고 말하면서 “중요한 건 변화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고 했다.
일곱 명의 멤버 모두 백신 접종을 마쳤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백신 접종은 저희를 기다리는 팬들을 만나기 위해서, 그리고 이 자리에 오기 위해 끊어야 하는 일종의 티켓”이라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특사 활동 내내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솔직함과 진솔함을 잊지 않았다. 음악이란 범주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민간 외교사절’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방탄소년단의 힘이 실린 말엔 전 세계가 주목했다. ABC 뉴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유엔총회 연설 생중계는 약 100만 명이 시청했다. 국내에서도 방탄소년단이 참석한 ‘SDG 모멘트’에 관심을 가지며 지속가능발전목표(SDG)에 대한 인식과 언급량이 늘어났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공유하는 등의 선한 영향력도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