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 시어터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정재은 감독은 "20년 전 '고양이를 부탁해'를 통해 뉴 커런츠 후보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했다. 그리고 20년 만에 심사를 하게 돼 뜻깊은 자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정재은 감독은 "뉴 커런츠 부분을 직접 경험한 입장에서 보면, 부산영화제를 통해 나의 영화가 해외에서 소개가 될 수 있었다. 그땐 우리가 해외에 먼저 영화를 소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부산영화제에 왔던 많은 해외 게스트들이 영화를 가져갔고, 그것이 외국에 소개되는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나는 부산영화제가 아시아 영화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일종의 창구같은 영화제라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격세지감도 많이 느끼고, 의미심장하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젊은 감독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생각하면 영화를 더 잘 보고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심사에 대해서도 "심사를 하다 보면 내가 옹호하는 영화와 다른 심사위원들이 뽑고 싶어하는 영화가 달라지는 경우를 맞이한다. 내가 지지하는 영화가 지지되지 않고, 뽑히지 않을 때 내심 굉장히 속상하다. 내 영화가 뽑히지 않은 것 만큼 섭섭하다"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럼에도 좋은 영화 발굴을 위해 함께 논의해 가는 과정이 즐겁다"며 "그리고 '지금 나는 이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 먼 시간이 지난 후에도 좋아할 수 있을까?'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심사를 하는 편이다. 이번 심사도 그렇게 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1996년 제1회부터 시작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선보여 온 뉴 커런츠는 매년 과감한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을 소개해 왔다. 뉴 커런츠는 경쟁부문으로 4인의 심사위원이 최우수작 두 편을 선정, 각각 3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한다. 수상작은 오는 15일 폐막식에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