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2021~22시즌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한국가스공사 가드 두경민(30)과 김낙현(26)을 대구체육관에서 만났다. 가스공사는 지난 시즌 구단 운영을 접은 인천 전자랜드를 인수해 대구를 새 연고지로 삼았다. 앞서 전자랜드는 지난 6월 강상재와 박찬희를 원주 DB에 보내고 두경민을 받는 2대1 트레이드를 했다. 2018년 MVP(최우수선수) 두경민과 국가대표 김낙현. 역동적인 두 가드는 ‘다이내믹 듀오’, ‘두-낙 콤비’로 불린다.
둘 다 공을 많이 소유하는 ‘메인 볼 핸들러’이자 ‘공격형 가드’다. 그래서 둘의 공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호흡을 처음 맞춘 지난달 10일 컵대회 상무전에서 둘은 32점·12어시스트를 합작하며 118-74 대승을 이끌었다.
두경민은 “‘둘이 뛰면 공도 2개 있어야 한다’는 말도 들었다. 바꿔 말하면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 2명이 있다는 얘기 아닐까”라며 “지난 시즌 낙현이를 막지 못해서 DB가 6경기 중 5번 졌다. 우리가 같이 뛰면 낙현이에게 스페이스가 더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낙현은 “형이 소고기를 사주며 많은 얘기를 해준다. 둘의 조합은 문제없으며 ‘빅 맨’과 조화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두경민-김낙현은 창원 LG 가드 이재도(30)-이관희(33)와 함께 KBL 최강 ‘백코트 콤비’로 꼽힌다. LG가 지난 시즌 안양 KGC인삼공사의 우승을 이끈 이재도를 영입했다. 이관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두경민·김낙현 선수가 뭉쳐봤자 우리한테 안 된다. 연봉(이관희-이재도 합해 13억원)이 말해주듯 실력도 우리가 톱”고 도발했다.
이에 대해 김낙현은 “연봉 걸고 한 번 해보고 싶다. 우리가 그쪽보다 뭐 하나 부족한 게 없다”고 받아쳤다. 두경민도 “우승팀 출신 (이)재도라면 그런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관희 형은 트로피도 없다. 우리는 코트에서 증명하겠다”고 했다.
두경민은 지난달 26일 연습경기 중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웬만한 움직임은 나오는데 어느 각도에서 찌릿한 통증이 있다. 두경민은 “십자인대 파열로 이어질 뻔했는데 그나마 다행이다. 몸 상태가 좋아지면 뛸 예정”이라고 했다. 김낙현은 “시즌 초반 경민이 형이 없어서 힘들겠지만 버티겠다. 책임감이 강한 형이니까 1라운드 중후반쯤 코트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새 경기장 건립을 두고 대구시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가스공사는 개장한 지 40년 된 대구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쓴다. 바닥 샌딩 보수공사만 했고 천장 일부에서는 물이 샌다. 가스공사는 9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 경기를 치른 뒤 10일 KGC와 홈 개막전을 갖는다. 김낙현은 “대구에 비 예보가 있던데…”라며 우려했다. 두경민은 “경기장에 선수들 치료실, 웨이트 트레이닝장, 휴식 공간이 없다. 낙현이는 집 근처 헬스클럽에 등록했다”며 아쉬워했다.
대구에서 프로농구가 열리는 건 1997~2011년 오리온스 시절 이후 10년 만이다. 두경민은 “초등학생 때 오리온 김승현과 힉스를 보러 대구체육관에 온 적이 있다. 당시 열기가 대단했다. 개인적으로 챔피언결정전에 두 번 올라 다 졌는데, 기회가 온다면 (트로피를) 잡고 싶다”고 했다. 김낙현도 “10년간 농구단이 없어서인지 젊은 대구 시민들은 저희를 잘 모르더라. 재미있고 화끈한 농구로 대구 분들이 농구장에 오시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