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사양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2년 전 출시한 플래그십과 최근 나온 저가 단말기를 두고 고민하는 해외 소비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13일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의 삼성 게시판에는 ''갤럭시S10'(이하 갤S10)에서 '갤럭시A52'(이하 갤A52) 5G 모델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130개가 넘는 댓글과 85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글을 올린 소비자는 "몇 달씩 스마트폰을 바꿀 생각을 했다. '갤럭시A72'와 '갤럭시S20'도 고려했지만 갤A52로 결정했다"며 옳은 선택인지 물었다.
갤S10은 삼성전자가 2019년 4월 출시한 첫 5G 스마트폰이다.
6.7형 QHD+(1440✕3040) 디스플레이에 1200만 화소 듀얼 픽셀·1600만 화소 초광각·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를 달았다. 8GB 램에 4500mAh 배터리를 갖췄다.
갤A52는 삼성전자가 지난 3월 보급형 A 시리즈 최초로 언팩 행사를 열어 공개한 모델이다. 해외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독일에서는 429유로(약 5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합리적 가격에 높은 사양이 강점이다.
갤A52 디스플레이는 6.5형 풀HD+(1080✕2400)로 갤S10보다 화면이 작고 해상도가 낮지만, 프리미엄 단말기에서 볼 수 있는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웹서핑 등을 할 때 부드럽게 화면이 넘어가 눈이 편하다.
화소만 놓고 보면 카메라 성능도 더 뛰어나다.
6400만 광각 카메라는 손떨림 방지(OIS)를 지원한다. 1200만 화소 초광각·500만 화소 접사·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도 적용했다.
램은 6~8GB다. 최대 256GB 내부 저장소는 추가 슬롯으로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동일하다.
해당 글을 접한 소비자 대부분은 두뇌 역할을 하는 AP(중앙처리프로세서) 성능 하락을 우려했다. 퀄컴 칩셋을 기준으로 갤S10의 '스냅드래곤 855'가 갤A52의 '스냅드래곤 750G'보다 상위 부품이다.
GPU(그래픽처리장치)도 갤S10의 '아드레노 640'이 갤A52의 '아드레노 619' 대비 우위에 있다.
해당 글에는 "미드레인지 칩셋이 이전 주력 칩셋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GPU가 약해 UI(사용자인터페이스) 처리 시 지연 및 끊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한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최신 S 시리즈의 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는 게 합리적이라는 댓글도 이어졌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팬에디션(FE)을 포함해 S 시리즈의 괜찮은 거래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며 "플래그십에서 보급형 모델로 가면 확연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