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지난 12일과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홈 경기에서 연승을 거뒀다. 3선발 곽빈, 1선발 아리엘 미란다가 출격했지만 승리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전문 대타 최용제가 이틀 연속 중요한 적시타를 쳤고, 대주자 조수행이 2도루 1득점으로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13일 경기 후 “어제에 이어 대타로 나와 적시타를 때린 최용제와 대주자로 나와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조수행이 팀 승리를 이끌었다”며 두 선수의 활약을 칭찬했다.
둘 다 선발 라인업엔 들지 않고 있지만, 특급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특급 대타 최용제는 대타 타율이 0.419(31타수 13안타)에 달한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 10월에는 타율 0.571(7타수 4안타)로 더 뜨겁다.
적극적인 타격 접근이 효과를 봤다. 12일엔 심재민의 3구를, 13일엔 배제성의 4구를 쳐서 적시타로 만들었다. 최용제는 13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대타 때는 생각을 많이 안 한다”면서 “빠른 공에 밀려 빠른 공을 생각하니 변화구가 오더라. 그런 생각 하지 않고공보고 공 치기를 하니 효과를 보고 있다”고 대타 성공의 비결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께서도 3구 안에 승부를 보고, 공을 맞혀야 결과가 나오니 적극적으로 치라고 하셨다”면서 “처음에는 대타가 적응이 안 됐는데 믿음을 받고 자신감이 붙어 결과도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조수행의 존재감 역시 남다르다. 올 시즌 95타석을 소화하면서 18도루(전체 11위)를 기록 중이다. 10월 9경기 4타석에 불과한데 4도루를 추가했고, 실패는 한 번도 없었다. 사실상 전문 대주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독보적인 스피드다. 도루 10걸 중 김지찬(삼성·304타석)을 제외한 선수들은 모두 500타석 안팎을 소화 중이다. 조수행은 대주자이면서도 이들 못지 않게 베이스를 훔쳐내고 있다.
전력 공백에 시달리는 두산엔 단비 같은 활약이다. 타선에선 팀 내 홈런 1위(26개) 타점 2위(91타점) 양석환이 내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빠졌다. 선발진에선 워커 로켓과 유희관이 빠진 자리를 대체 선발로 버텨야 한다. 공수 모두 순위 경쟁 팀들과 정면 대결로 붙기에는 힘이 부족하다. 이 상황에서 만난 리그 평균자책점 2위(0.370)인 선두 KT는 더욱 버거운 상대였지만, 2연승을 거두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연승을 거뒀지만 여전히 안심할 순 없다. 3.5경기 안에서 4위와 5위를 노리는 키움, SSG, NC가 두산을 추격 중이다. 양석환과 로켓의 복귀 일정은 아직 불투명하다. 힘이 부치는 10월, 특급 대주자 조수행이 뛰고 특급 대타 최용제가 해결해야 두산이 4위를 수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