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혁은 올 시즌 전반기 부침이 심했다. 17경기(선발 12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했다. 왼손 타자(피안타율 0.268)는 비교적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문제는 3할(0.303)이 넘는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이었다. 전반기 피홈런 8개 중 6개를 오른손 타자에게 빼앗겼다.
신민혁의 주무기는 서클 체인지업. 엄지와 검지를 맞대 원(서클)을 만들고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공을 덮는다. 오른손 투수인 그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왼손 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흘러나간다.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는 위력적인 무기로 사용, 피안타율을 크게 낮췄다. 반면 오른손 타자에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5월 신민혁은 "서클 체인지업은 왼손 타자 바깥쪽 코스로 (스트라이크존에서) 넣고 뺐다 할 수 있어서 편하다. 다만 오른손 타자에게 던질 때는 몸에 맞는 공이 나올까 봐 부담스럽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신민혁의 후반기 성적(5승 3패 평균자책점 4.29)은 약간 향상됐다. 10월에 선발 등판한 3경기에선 2승 평균자책점 1.35로 안정적이다. 전반기와 달리 오른손 타자를 효과적으로 막아낸 결과. 후반기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이 0.235, 10월에는 0.159(44타수 7피안타)로 더 낮다. 원동력은 체인지업이다.
14일 고척 키움전에선 체인지업 위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날 신민혁은 7이닝 2실점 하며 시즌 9승째를 따냈다. 전체 투구수 81개 중 체인지업이 40개(49.4%). 오른손 타자에게 부담 없이 던졌다. 4회 말 박병호를 몸쪽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7회에는 박동원 상대 몸쪽 체인지업으로 병살타를 유도했다. 경기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이 0.091(11타수 1피안타)에 불과했다. 그는 "공 배합을 전반기 때와 다르게 한다. 오른손 타자 몸쪽 직구를 활용한다"며 "공 배합을 바꾸니까 자신감도 생긴다. 편하게 던진다"고 했다. 직구의 위력을 더하는 건 타격 밸런스를 무너트리는 체인지업이다.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봉인됐던 체인지업을 과감하게 꽂는다. 신민혁이 달라진 가장 큰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