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미니 한일전’에서 나고야 그램퍼스를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포항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전 단판 승부에서 나고야를 3-0으로 완파했다. ‘꽃미남 공격수’ 임상협(33)이 후반 8분과 추가 시간에 멀티골을 기록했다. 이승모(23)는 후반 24분 추가골을 뽑아냈다.
포항은 2009년 이후 12년 만에 대회 4강에 진출했다. 포항은 올해 대회 조별리그에서 나고야에 1무1패를 기록했지만, 역대 대회에서 일본팀에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포항은 2010년 16강에서 가시마 앤틀러스, 올해 16강에서 세레소 오사카를 꺾은 바 있다. 이날 승리를 포함해 일본팀을 상대로 16전 10승5무2패를 기록했다.
0-0으로 맞선 후반 8분, 포항 코너킥 후 문전 혼전 상황이 이어졌다. 이승모의 슛이 골키퍼 맞고 흐른 공을 문전에서 임상협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차 넣었다. 후반 24분 역습 찬스에서 패스를 받은 이승모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임상협은 종료 직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오른발슛으로 쐐기골을 뽑아냈다.
포항은 올 시즌 일류첸코, 팔로세비치, 송민규가 팀을 떠났고, 주전 골키퍼 강현무가 발목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날 미드필더 이승모가 원톱 공격수로 나서고, 임상협과 팔라시오스가 좌우 날개로 출격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준이 꼈다.
포항은 전반에 나고야의 스비에르초크에 고전했다. 전반 33분 스비에르초크의 슛을 포항 선수가 걷어냈고, 이어 이나가키의 슛을 골키퍼 이준이 잡아냈다. 전반전을 잘 버텨낸 포항이 후반에만 3골을 몰아쳤다.
올해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권역 8강전은 중립지역인 전주에서 모여 치러진다. 거리두기에 따라 경기장 수용규모의 25%인 1만석을 개방했고, 이날 첫 경기에는 989명이 찾았다. 포항 팬들이 전북 현대 서포터즈석에서 응원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기자회견도 유튜브로 진행하는 등 ‘버블(Bubble·물방울)’처럼 외부와 차단된 채 치러졌다.
이날 오후 7시 전북 현대-울산 현대 8강전이 치러진다. 승자와 포항은 20일 결승행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