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방송사인 9뉴스 퀸즐랜드가 지역에 사는 만 99세의 골퍼 휴 브라운이 홀인원을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브라운은 인드루필리 골프장의 5번 홀(145m)에서 티샷을 홀에 넣었다. 믿기지 않지만, 목격자가 많다. 공이 그린까지 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브라운은 앞 조가 그린에 있을 때 티샷을 했다. 그가 드라이버로 친 티샷은 그린에 바로 떨어져 홀에 굴러 들어갔다. 브라운은 61세였던 1983년 생애 첫 홀인원을 하고 38년이 지나 다시 에이스를 했다. 브라운은 만 100세에 2개월을 남겨뒀다고 9뉴스는 보도했다. 그가 최고령 홀인원 기록자는 아니다. 103세 어르신의 홀인원 기록도 있다.
미국프로골프협회는 거스 안드레온(미국)이 2014년 플로리다 주 새러소타의 팜에이어 골프장 14번 홀(104m)에서 기록한 홀인원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안드레온은 엘시 맥린(여성)의 102세 홀인원 기록을 경신했다. 안드레온의 첫 홀인원은 75년 전이었고, 2014년 것은 그의 8번째 홀인원이라고 한다.
최고령 에이지 슈트(나이와 같거나 적은 타수를 치는 것) 역시 100세를 넘었다. 몇몇 자료엔 1973년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의 업랜드 코스(5682m)에서 103타를 친 당시 103세의 아서 톰슨이 최고령 에이지 슈터라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 기록은 이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 103세 홀인원의 주인공 안드레온은 투어 선수는 아니었지만, 엄연히 프로였다. 2015년 그가 홀인원을 할 때 83타를 쳤다. 안드레온이 104세 이후 104타 이내의 타수를 쳤다면 에이지 슈트였다. 그는 2018년 세상을 떠났다.
한국에도 100세 골퍼가 있었다. 서울·한양CC의 회원이었던 고 이종진씨는 102세였던 2012년까지 골프를 했다. 그의 아들로 전 외환은행 부행장인 이연수(77)씨는 “선친이 101세 때 산악코스인 레인보우 힐스에서 라운드하면서 카트를 타지 않고 걸어 다녔다”고 회고했다. 기준 타수보다 3타를 적게 치는 앨버트로스(파 4에서 홀인원 혹은 파 5에서 두 번에 홀인)는 정상급 투어에서도 흔치 않다. 이 어려운 기록을 82세에 성공한 사람도 있다.
2012년 빌리 어퍼스(미국)는 PGA 스트로크 플레이 챔피언십 3라운드 파 5인 16번 홀(421m)에서 두 번째 샷을 홀에 넣었다. 어퍼스는 프로였으며 80~84세 부문에서 우승했다. 투어에도 나이의 벽은 물러지고 있다. 메이저 우승자의 나이는 50세를 돌파했고, 최고령 메이저 컷 통과 나이는 60대로 올라갔다. 챔피언스 투어(시니어 투어)에서 뛸 나이인 필 미켈슨(미국)은 지난 5월 만 50세 11개월에 PGA 챔피언십에서 최고령 메이저 우승자가 됐다.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는 63세이던 지난해 11월 마스터스에서 최고령 메이저 컷 통과 기록을 세웠다. 당시 랑거는 ‘헐크’로 불리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1·2라운드를 함께 쳤다. 최종 스코어는 랑거가 3언더파 공동 29위, 디섐보는 2언더파 공동 34위였다. 두 선수의 나이차는 36세였다. 51세 최경주는 아직도 PGA 투어와 챔피언스 투어를 병행하고 있다.
대한골프의학연구회를 만든 남기세병원 남기세 원장은 “예전보다 의학이 발달하고 건강 관리법이 좋아졌다. 요즘 골프장에선 90대 골퍼를 가끔 볼 수 있다. 100세 골퍼들이 곧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