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23·성남시청)이 심석희(24·서울시청) 문자메시지 여파인지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부상을 입고 동메달 1개만 땄다.
최민정은 24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1~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1000m 경기와 여자 계주 3000m에 나오지 않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최민정이 무릎과 발목 등이 좋지 않아 마지막 날 경기에 불참했다"고 전했다.
최민정은 전날 여자 1500m와 500m 결승전에서 출전 선수와 충돌했다. 1500m 결승전에서 팀 동료 김지유(22·경기일반)와 충돌했다. 선두에 달리던 최민정은 뒤에 있던 김지유가 무리하게 인코스를 파고들 때 부딪혀 쓰러졌다. 심판진은 김지유에게 옐로카드를 부여했다. 최민정은 6위로 경기를 마쳤고, 이유빈(20·연세대)이 금메달을 땄다. 500m 결승전에선 마르티나 발체피나(이탈리아)는 넘어졌는데 뒤에 있던 최민정이 휩쓸려 미끄러졌다. 최민정은 다시 일어나 달려 동메달을 땄다.
이날 경기는 다 마쳤지만 두 번의 충돌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최민정은 '충돌 트라우마'가 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1000m 경기에서 심석희와 충돌해 다리를 다쳤다. 최근 심석희 개인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당시 심석희가 최민정을 고의로 충돌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최민정은 보도자료를 통해 "관련 의혹을 밝혀달라"고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 고의 충돌 논란 직후 나간 첫 월드컵 대회에서 또 동료와 부딪혔다. 최민정과 부딪혔던 김지유는 이날 여자 1000m 결승에 올라 1분28초351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계주 3000m는 김지유, 김아랑(26·고양시청), 박지윤(22·한국체대), 서휘민(19·고려대)등으로 결승전에 나갔다. 그런데 경기 시작과 동시에 김아랑의 스케이트 날에 문제가 생겨 달리지 못하면서 나머지 3명만 뛰는 악재가 생겼다. 결국 한국은 3위에 그쳤고, 우승은 중국이 차지했다.
남자부에서는 황대헌(22·한국체대)이 이날 열린 1000m에서 1분26초02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 남자 대표팀에서 개인전 메달을 획득한 건 황대헌이 유일하다. 황대헌, 김동욱(28·스포츠토토), 곽윤기(32·고양시청), 박장혁(23·스포츠토토)이 출전한 남자 계주 5000m에서 많은 충돌이 생겼는데, 한국이 옐로카드를 받아 실격했다.
황대헌, 김아랑, 김지유, 박장혁이 나선 혼성 계주 2000m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9개 종목에서 총 6개(금2, 은1, 동3) 메달을 땄다.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은 1∼4차 월드컵 성적에 따라 국가별로 배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