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4주년을 맞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독식해 나가고 있다. 정부의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제 시행 이후 업비트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진 분위기다.
25일 업비트에 따르면 10월 기준 누적 회원 수는 890만명으로, 300만명이던 지난해 10월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업비트 회원의 연령대는 1년 사이 큰 변화를 보였다. 890만명 중 20대가 31%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9%, 40대가 24%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3주년 당시 30대(39.8%), 40대(24.1%), 20대(20.1%) 순이던 것이 완전히 뒤집혔다.
업비트 관계자는 "1년 만에 20대의 가상자산 투자 참여가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030 세대만 전체 회원의 60%를 차지해 디지털 자산 투자에 대한 MZ세대의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57%, 여성이 43%로 남성이 많았다.
10월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가 국내 최초로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가 수리되고 ‘국내 1호 가상자산 사업자’가 되면서 업비트는 중소형 가상화폐 거래소의 이용자들까지 긁어모으게 됐다.
신고제 시행 과정에서 업비트는 독주체계는 훨씬 강고해졌다는 게 업계 안팎의 한목소리다.
이미 금융과 가상자산 관련 앱 가운데 업비트 앱의 접속자 수가 가장 많다. 거래 규모 기준으로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8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신고제 시행 전후로 폐업하거나 원화 거래를 중단한 거래소의 이용자들이 초대형 거래소인 업비트로 유입되며 쏠림이 더욱 심해진 것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신고가 수리된 업비트와 코빗 외 27개 거래소와 13개 기타 사업자가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연초 파악된 거래소 66개 가운데 신고제를 계기로 37개가 폐업하거나 영업을 종료한 것이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중소형 거래소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신고제를 통과한 거래소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중 업비트는 점유율이 너무 커서 독점 문제가 이번 국감에서 지적 사항이었다"고 말했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업비트의 '독점' 체제와 자의적 상장·상장폐지 운영 등은 여야 의원들의 지적 대상이었다. 이들은 업비트의 독주체제와 과도한 지배력으로 이용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독점 문제에는 항상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지 않나"라며 "투자자 보호 조치도 필요하고, 이 시장을 제어할 수 있는 당국의 적절한 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업비트는 100억원 규모의 ‘업비트 투자자 보호 센터’의 연내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국내 최초로 디지털 자산 실시간 변동성 지수인 ‘디지털 자산 공포-탐욕 지수’를 출시했고, 9월에는 4회째인 국내 최초 블록체인 개발자 컨퍼런스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21’을 개최해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또 개인정보 처리 단계별 보안을 강화하고자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P)’도 획득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거래량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여러 우려가 있음을 알고 있다”며 “지난 4년간 보내주신 신뢰와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믿을 수 있는 안전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성숙한 디지털 자산 투자 문화 정착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