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2)가 지난 26일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 17일에는 워커 로켓(27)이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로켓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아예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란다는 큰 부상은 아니다. 피로 누적으로 인해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다. 당장 통증이 사라진다면 공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김태형 두산 감독은 "현재 상태라면 가을 야구에서도 못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미란다와 로켓이 빠지면서 두산 1선발로 떠오른 건 최원준(27)이다. 올해 12승 4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면서 두산의 국내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4~5위 팀 경쟁이 치열했던 이달 중순부터 3경기에 나와 12⅓을 던져 2패, 평균자책점 8.03을 부진했다.
올해 제대로 선발진에서 뛰고 있는 곽빈(22)도 주춤하다. 27일 기준 10월 4경기에서 6이닝도 던지지 못하고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4경기에서 16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다. 그나마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김민규(22)가 27일 인천 SSG전에서 4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준 것이 다행이었다. 두산은 이 경기를 8-5로 이기면서 3연승을 달려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미봉책이다. 두산은 29일 광주 KIA전, 30일 대전 한화전은 마땅한 선발투수가 없어 고민이 깊다. 대체 선수가 선발로 나오든지 불펜투수들을 줄줄이 준비시킬 것으로 보인다. 내달 1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치를 것까지 대비해서 마운드에 힘을 뺄 가능성도 있다. 김 감독은 "지금 1군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이 가장 컨디션이 좋다. 아픈 선수가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지금 전력으로 올 시즌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두산은 2015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매년 가을 야구가 쉽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두산에게 가장 어려운 가을 야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