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홍철이 27일 FA컵 4강전 전남전에서 슛이 막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레블(3관왕)까지 바라보던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일주일 사이에 무관 위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지난 27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FA(축구협회)컵 4강전에서 전남 드래곤즈에 1-2로 졌다. 앞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탈락했고, 5개월 만에 K리그1 선두 자리를 전북 현대에 내줬다.
엠블럼에 호랑이가 새겨진 울산은 최근 몇 년 간 가을만 되면 약해졌다. 그래서 ‘가을 종이 호랑이’라 불렸다. 시즌 막판 중요한 고비마다 번번이 무너졌다.
올해는 수비를 내려서 플레이 하지는 않았다. 체력적인 문제가 더 커 보인다. 울산은 지난 17일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전북을 3-2로 꺾었다. 총력전을 펼쳐 이기기는 했지만, 출혈이 너무 컸다. 20일 대회 4강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승부차기 끝에 졌다. 사흘 사이에 연장 혈투를 두 차례나 펼쳤는데 그게 결정타였다.
결국 24일 K리그1에서 성남FC에 1-2로 덜미를 잡혔다. FA컵 4강에서 K리그2(2부) 4위팀 전남에 무릎을 꿇었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흐르고 있다.
울산은 올해 2월 카타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6월~7월에 태국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다녀온 뒤 코호트 격리를 했다. 주축 이동준과 홍철, 이동경, 조현우, 김태환 등은 계속해서 대표팀에 차출됐다. 이동준은 대표팀에서 햄스트링을 다쳤다. 전남전에서는 불투이스마저 쓰러졌다.
체력 문제, 부상, 대표팀 소집 등 위기 관리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최대한 로테이션을 가동하려 하지만, 선수들은 체력적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 한 K리그1 관계자는 “무관중이거나 관중이 적어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소리 치는 게 들리는데, 울산 선수들은 말할 힘도 없어 보인다. 불투이스가 동료를 호통 치는 소리 정도만 들린다”고 했다. 전남의 이종호와 장준혁이 친정팀 울산을 상대로 이 악물고 뛰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무관에 그치지 않기 위해 남은 건 K리그1 뿐이다. 울산은 2019년과 지난해 리그 선두를 달리다가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줬다. 리그 준우승만 9번 기록했다. 울산은 전북과 나란히 승점 64점(18승10무5패)이지만, 다득점(울산 54골, 전북 58골)에 밀린다. 울산은 파이널A 5경기만 남겨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