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 종목인 전자와 철강이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연중 최저치 주가와 영업이익 하락 전망 등으로 웃지 못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포스코 등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는 신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은 73조98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70조원을 넘겼다. 영업이익도 15조8200억원으로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이 같은 호실적을 이끈 핵심은 역시 반도체였다.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이 10조600억원으로,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원격 관련 IT 수요가 증가하며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고, 시스템 반도체 부문도 파운드리(위탁생산) 가격이 인상된 덕분이다.
SK하이닉스 역시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인 11조80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4조1718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2018년 이후 2년 반 만에 4조원대를 회복했다.
LG전자의 3분기 매출은 18조786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8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소비 효과에 힘입어 주력인 생활가전(H&A) 본부가 단일 본부 중 처음으로 매출 7조원을 넘겼다.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포스코도 올해 3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포스코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44.7% 증가한 20조6400억원, 영업이익은 365.7% 증가한 3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의 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대 매출 실적과는 반대로 이들의 주가 흐름은 부진하다. 연중 최저치에 맴돌며 동학개미들을 애태우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29일 종가 기준 6만9800원이다. 하루 만에 다시 6만원 선으로 떨어지는 등 6만원 후반에서 7만원 초반 대를 횡보하고 있다. 연중 최고가가 9만6800원까지 올라갔던 삼성전자지만 최대 실적을 내고도 ‘6만 전자’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29일 종가가 10만3000원이다. 올 시즌 최고가 15만500원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10만원대 안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LG전자도 19만3000원까지 치고 올랐던 주가가 현재 12만500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포스코의 경우 29일 29만6000원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30만원 선이 무너졌다. 올해 최고가는 41만3500원이었다.
최대 실적에도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4분기 실적의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D램의 가격 하락으로 수익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도 재택근무로 인해 폭발했던 IT 기기의 수요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포스코는 철강 가격 하락 우려로 주춤하다. 미국이 유럽의 철강 관세 철회를 합의하면서 철강 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