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로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 국내 투수 간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WC 승부가 2차전까지 이어지더라도 외국인 투수의 모습을 볼 순 없다.
두산과 키움은 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을 치른다. KBO가 경기 하루 전인 10월 30일 발표한 WC 출장자 명단(30명)에 외국인 투수의 이름은 빠져 있다.
WC는 2015년 10구단 체제와 함께 도입됐다. 적어도 1경기, 최대 2경기만 열리는 단기전이다. 그래서 팀 에이스, 즉 외국인 투수에게 1차전 선발이 많이 돌아간다.
역대 6차례 WC 1차전에 등판한 총 12명의 선발 투수 중 10명이 외국인 투수였다. 2015년 김광현(당시 SK)과 2018년 양현종(당시 KIA)이 지금껏 WC 1차전 선발 등판 중책을 맡은 유이한 국내 투수였다.
4위 팀은 1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체력 안배를 위해서라도 첫 경기를 반드시 잡으려고 한다. 5위 팀은 일단 1차전을 이겨야 2차전까지 승부를 끌고갈 수 있어 1차전에 총력전을 펼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WC 출장자 명단에는 외국인 투수의 이름이 없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 후보로 꼽히는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가 어깨 통증으로 WC에 나설 수 없다. 시즌 9승 9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한 워커 로켓은 팔꿈치 수술을 받으러 미국으로 돌아갔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하더라도 로켓은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키움도 에이스 에릭 요키시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자리를 비운다. 부상은 아니고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30일 KIA전에 등판했기 때문이다. 요키시는 이날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키움의 극적인 5강행을 이끌었다. 제이크 브리검은 특별 휴가를 받아 미국으로 떠난 뒤 돌아오지 않았다. 7월 7일 SSG 랜더스전이 마지막 등판이었다. 결국 구단은 임의탈퇴 처리했다. 키움은 앞서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한도(2회)를 소진해 브리검이 떠난 외국인 투수 빈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결국 역대 와일드카드 최초로 토종 투수 맞대결이 성사됐다.
1차전은 2018년 나란히 1차지명으로 입단한 동갑내기 투수 곽빈(두산)과 안우진(키움)이 선발 맞대결한다. 곽빈은 올해 21경기에 모두 선발 투수로 나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올 시즌 키움전에는 등판하지 않아 WC가 첫 대결이다. 안우진 역시 21차례 선발 등판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26을 올렸다. 두산전 통산 평균자책점은 6.47이지만, 올 시즌엔 2경기 평균자책점 2.84로 강했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