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에 앞서 WKBL(여자프로농구) 최초의 삼각 트레이드가 실시됐다. 부천 하나원큐와 용인 삼성생명, 부산 BNK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트레이드였다. 하나원큐는 주 득점원이 필요했다. 삼성생명은 팀 리빌딩을 원했다. BNK는 골밑을 책임질 베테랑이 필요했다.
하나원큐는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이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나자 구슬(27·180㎝)을 데려오며 그 공백을 메우려 했다. 반대급부로 지난 시즌 신인상 수상자 강유림과 2021, 2022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우선 지명권을 내줬다.
구슬은 다양한 득점 방법을 갖고 있다. 주전 선수로 도약한 이후 매 시즌 30%가 넘는 야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골밑 득점에도 강점이 있다. 지난 시즌 23경기에 나서 평균 24분 36초를 뛰며 10.09득점·4.3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강이슬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하나원큐는 개막 2경기 만에 팀 에이스를 잃게 됐다. 구슬은 지난 28일 용인 삼성생명과 홈 개막 경기서 4쿼터 초반 리바운드 도중 부상을 입게 됐다. 한동안 고통을 호소한 구슬은 들것에 실려 코트 밖으로 물러났다. 구단은 다음날 의료 검진을 한 결과,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나왔다.
시즌 아웃이다. 아직 붓기가 있어 11월 중순에 수술할 예정이다. 현재는 청라체육관에서 붓기를 빼기 위한 훈련에 전념 중이다.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수술과 재활에만 최소 6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올 시즌 코트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하나원큐는 전력 구상이 어그러졌다. 이훈재 하나원큐 감독은 '공격 1옵션' 구슬이 전력에서 이탈하자 "선수 본인이 정말 힘들어하더라"면서도 "비시즌 내내 구슬에 맞춰서 준비했다. 전력적인 면에서 준비한 것들을 다시 짜야 한다"며 착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시즌 포기는 없다. 아직 개막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선수들의 투지가 상승했다. 지난달 31일 청주 KB와 홈경기서 비록 패배했지만 선수들이 더욱 악착같이 뛰었다. 구슬과 같이 뛴다는 의미로 붕대에 구슬의 등 번호를 적고 코트에서 땀을 흘렸다.
구슬의 빈자리를 채울 선수가 필요하다. 이훈재 감독은 김예진, 박소희 등을 생각하고 있다. 김예진은 KB와 경기서 3점 슛 3개를 꽂아 넣었다. 오픈 찬스가 났을 때 과감하게 슛을 시도했다. 신인 박소희도 높은 신장을 장점으로 머뭇거리지 않고 슛을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훈재 감독도 김예진과 박소희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른 선수들이 구슬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