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성 대전 감독과 박진섭.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승격 전쟁이 시작된다. 날카로운 창 대전하나시티즌과 단단한 방패 전남 드래곤즈가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K리그2는 10월 31일 정규리그 36라운드를 마무리했다. 1위 김천 상무(승점 71)가 리그1(1부)으로 승격했고, 2~4위 FC안양(62점), 대전(58점), 전남(52점)이 플레이오프(PO)에서 리그1 11위와의 승강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두고 경쟁한다. 3위 대전과 4위 전남의 단판 준PO는 3일 오후 7시 대전 홈에서 열린다. 90분간 승부가 가려지지 않으면 대전이 PO에 올라간다.
전남은 2018년, 대전은 2015년 2부로 강등됐다. 두 팀 모두 복귀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이민성 감독은 "우승을 못해 올해 점수는 65점"이라면서도 "PO에 올라오게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처음부터 승격이 목표였다. 대전 시민들과 팬들을 위해 승격하겠다"고 했다. 전경준 감독은 "승격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순위가 밀려서 홈 경기를 할 수 없지만 승격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은 홈의 이점을 안고 있다. 최근엔 대전월드컵경기장이 잔디 공사중이라 한밭종합운동장을 쓰고 있는데 무패 행진(5승 1무) 중이다. 2014년에도 승격의 기쁨을 누렸던 곳이기도 하다. 박진섭은 "처음에는 이런 징크스를 신경쓰진 않았는데, 계속 좋은 결과를 가져오니 그런 기운이 있는 것 같다. 이번에도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했다. 이민성 감독은 "비겨도 된다는 생각이 위험하다. 이기려고 하겠다"고 말했다.
전경준 전남 드래곤즈 감독. 연합뉴스 전남은 현재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FA컵 결승에도 올라 있다. 전경준 감독은 '승격과 FA컵 우승 중 무엇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승격하고 싶다. 1부리그에 가고 싶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전 감독은 "김현욱이 소위 '미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김현욱은 "예열중"이라고 말해 전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이민성 감독은 경계대상으로 김현욱을 꼽으며 "날씨가 추워 예열이 어려울 것"이라고 농담했다.
대전은 공격력이 뛰어나다. 36경기에서 53골을 터트려 김천(60골)에 이어 득점 2위다.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스트라이커는 없지만 마사(9골), 박인혁(6골), 이현식(5골), 박진섭(4골) 등 득점 루트가 다양하다. 이민성 감독도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많다는 건 전남보다 우리가 낫다"고 했다.
전남은 수비력이 강점이다. 전경준 감독이 지난해 정식 부임한 뒤 2시즌 연속 경기당 0점대 실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리그2 최소실점(33골)을 기록했다. 잘 지킨 뒤 해결사 발로텔리(11골)와 이종호(8골)가 마무리를 했다. 전 감독은 "올해 최소 실점을 한 게 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대전은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마사를 영입했고, 마사는 9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이민성 감독은 "마사에게 특별한 얘기를 하진 않았고, 스스로 잘해왔다. 전남에서도 맨투맨을 붙인다든지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전경준 감독은 "(맨투맨 수비도)고려해 보겠다"고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