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 김민규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두산의 깜짝 선발 카드가 통했다. 프로 4년 차 김민규(22)가 위기의 베어스를 구했다.
김민규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서 4⅔이닝 5피안타 3실점 했다. 아웃카운트 한 개가 부족했지만 팀이 9-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두산의 16-7 대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LG가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에 성공했다.
두산은 이날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과 포스트시즌 마감의 갈림길에 섰다. 정규시즌 4위 팀의 어드밴티지 1승을 안고 나선 전날(1일) WC 1차전에서 키움에 4-7로 졌기 때문이다. 이날 2차전에서 졌더라면 2015년 시작한 WC에서 4위 팀이 최초로 탈락하는 쓴맛을 볼 뻔했다. 올해를 포함해 WC 7년 역사에서 2차전이 열리는 건 2016년 이후 통산 두 번째다.
선발 싸움에서도 두산이 밀렸다. 키움의 정찬헌은 산전수전 다겪은 베테랑이다. 반면 두산 김민규는 2018년 2차 3라운드 전체 30순위로 입단한 신예 투수다. 정규시즌 선발 등판이 10차례(구원 52경기)에 그친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WC 엔트리에서 빠졌고, 최원준은 지난 30일 정규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해 정상 출격이 어려웠다.
두산은 큰 경기에 강한 김민규를 믿었다. 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무했던 지난해 플레이오프(PS)와 한국시리즈(KS)에서 결정적 순간마다 등판해 1승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75로 활약했다. KT와 PO 4차전에서 선발 유희관(⅓이닝)에 이어 출격해 4⅔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두산의 6년 연속 KS 진출을 견인했다. 두산은 KS에서 NC에 고배를 마셨지만, 김민규는 KS에서도 총 6⅓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김민규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31경기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7로 부진했다. 하지만 PS 순위 싸움이 절정이던 지난 27일 문학 SSG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일 경기 전 "지금은 누굴 내보내도 불안하다. 사실 (김)민규는 올해 기대한 것보다 부진했다. 밸런스도 왔다갔다한다"면서 "직전 등판에서 잘 던졌으니 그 자신감을 안고 던지면 좋겠다. 지난해에도 잘 던졌다"라고 말했다.
김민규는 상대 선발 정찬헌(1⅓이닝 3피안타 4실점)과 두 번째 투수 한현희(2⅓이닝 8피안타 5실점)가 마운드를 내려가는 동안에도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김민규는 1회 초 선두타자 이용규와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발이 빠른 후속 김혜성을 상대로 4-6-3 병살타를 처리했다. 2회 내야 안타 1개, 3회는 삼자범퇴로 막았다. 그 사이 두산은 1회 2점, 2회 2점을 뽑았다. 김민규는 4회 연속 안타로 몰린 무사 1, 2루에서 박병호를 병살 처리하고 급한 불을 껐다. 이후 송성문에게 내준 빗맞은 타구가 좌익선상에 떨어지면서 첫 실점했다. 두산은 이어진 공격에서 5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부를 확정지었다.
김민규는 9-1로 앞선 5회 2사 1, 3루에서 교체됐고 뒤이어 나온 이현승이 승계주자를 불러들여 3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투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 두산의 준PO 진출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