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결혼식에 와서 3만원을 내고 간 친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글쓴이는 “결혼식 때 3만원을 내고 식비가 더 나온다며 밥을 먹지 않고 가려는 친구가 있었다. 유일하게 고향에서 올라온 몇 안 되는 친구였는데 억지로 녀석을 잡아 절대 가면 안 된다고, 식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하지만 친구는 짧은 편지만 놓고 식이 끝나기도 전에 내려가 버렸다”고 밝혔다.
편지에는 ‘야간 일을 들어가야 해서 먼저 간다. 미안하다. 진심으로 축하해. 넉넉하지 못해 적게 내서 미안하다. 그래도 마음만은 아끼지 않고 축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글쓴이는 친구의 형편을 알았기에 부담을 주기 싫어 청첩장도 보내지 않았지만, 결혼 소식이 보도되면서 친구가 알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글쓴이는 “가난해 본 사람은 안다. 못해도 왕복 차비를 합쳐 10만원을 썼을 텐데. 그 친구에게 그 돈은 많은 부담이 됐을 거다. 나는 괜스레 눈물이 났다. 미안해하며 밥도 먹지 않고 떠나는, 돈만 부치거나문자 한 통만 보내도 충분했을 축하를 친구라고 얼굴을 보이려 서울까지 온 녀석이 일 때문에 악수 한번과 짠한 눈빛으로 축하를 대신하고 급하게 버스에 오르는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이후 친구는 택배로 선물까지 보냈다. 글쓴이는 “따뜻해 보이는 명이 옷이 들어있었다. 편지에는 ‘요즘 애들은 메이커 입힌다는데 미안하다. 그래도 장날에 나와서 돌아다니는데 아기 옷이 눈에 보였다. 안 살 수가 없더라. 밖에 입히고 돌아다니기 좀 그러면 집에서만 입히라’고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사연을 공개한 이는 영화 ‘비스티보이즈’, ‘소원’, ‘터널’의 원작 작가로 유명한 소 작가다. 그는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도 같은 글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친구와 일화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소 작가는 “작년 오늘, 자네의 이야기를 적은 내 글이 SNS에 남겨져 있었다. 자네가 그리워 오늘 여기저기 자네와 나의 일화를 담은 글을 작년에 올렸을 때처럼 그대로 올렸다”고 적었다.
이어 “가끔은 살아가야 한다는 핑계가 소중한 것을 멀어지게 만들고 잊고, 잃게 만드는 듯하다”면서 친구를 향해 “우리 고향은 단풍이 무척이나 예쁘지 않냐. 그 단풍 우리 아이들과 나와 자네 두 손 꼭 잡고 구경하며 놀아보자”고 했다.
또 그는 “한 달에 한 번도 묻지 못하는 안부가 오늘은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자네 목소리도 듣지 못했단 말인지. 아쉬움도 아쉽다. 그저 자네와 단풍놀이 한번 제대로 하고 그 힘으로 다시 터벅터벅 걸어볼 테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만큼은 온전히 자네만을 기억해보려 한다. 무척이나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아 오랜만에 절로 웃음이 난다”고 덧붙였다.
소 작가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두 사람의 우정 부럽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연이다” “친구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울컥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