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FA컵 결승전에서 공을 다투는 울산 이청용(오른쪽)과 전북 김보경(왼쪽). 정시종 기자 사실상의 결승전’ 현대가(家) 더비가 열린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는 6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1 파이널A 35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1위 전북과 2위 울산은 나란히 19승 10무 5패(승점 67)다. 다득점에서 전북(62골)이 울산(57골)에 5골 앞서 있다. 양 팀의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다. 두 팀 다 3경기씩 더 남겨뒀지만, 이날 이긴 팀이 승점 3점을 따내면 남은 경기에서 순위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사실상 챔피언결정전’이라고 불린다. 두 팀 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FA(축구협회)에서 탈락해 K리그1 우승이 유일하게 남은 목표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상대다. 꼭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전북 구단은 홍보 포스터에 ‘파이널 랩’이란 단어와 함께 초록색 포뮬러원(F1) 머신의 바퀴를 갈아 끼는 모습을 담았다.
큰 경기일수록 베테랑 역할이 중요하다. 전북은 영문 이니셜을 딴 ‘KBK’ 김보경(31), 울산은 ‘블루 드래곤’ 이청용(33) 발끝에 기대를 건다.
2019년 울산 소속으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던 김보경은 전성기 시절 모습은 아니다. 올 시즌 3골이다. 그래도 김보경은 지난달 30일 수원 삼성전에서 후반에 교체 투입돼 추가 골을 넣고 페널티킥도 유도해 4-0 대승을 이끌었다. 어시스트 10개로 전체 1위다. 14골씩 넣은 구스타보와 일류첸코를 지원 사격한다.
이청용은 지난 주말 수원FC전 후반에 교체로 나서 3-2 승리에 기여했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뒤 주로 교체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이청용은 지난 8월 수원 삼성전에서 양발로 ‘원더 골’을 터트렸고,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는 부드러운 ‘순두부 트래핑’으로 어시스트를 올렸다.
다득점에서 앞서는 전북은 비기기만 해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양 팀이 신중한 경기를 펼친다면, ‘축구 도사’ 김보경과 이청용의 투입 시점에 따라 경기 흐름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2013년 4월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 맞대결을 펼친 뒤 함께 사진을 찍은 이청용(오른쪽)과 김보경(왼쪽). 당시 이청용은 볼턴, 김보경은 카디프시티 소속이었다. [중앙포토] 이청용과 김보경은 2012년과 2013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맞대결한 적이 있다. 당시 이청용은 볼턴 원더러스, 김보경은 카디프시티 소속이었다. 2013년 4월 28일 나란히 선발출전해 맞대결을 펼쳤고, 경기 후 이청용이 우승을 확정한 김보경을 찾아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전북 포비아’에 시달렸던 울산은 올 시즌 전북과 상대전적에서 2승 2무로 앞선다. 특히 전북 원정에서 2승을 따냈다. 5월 19일 K리그1에서 4-2로 승리했고, 지난달 17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연장 끝에 3-2로 승리했다. 하지만 울산은 최근 15일간 5경기를 소화한 데다, 중앙수비 불투이스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동준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상태다. 올 시즌 전북에서 도움 3개를 올린 윤빛가람을 믿는다.
이밖에 쿠니모토(전북)와 바코(울산) 대결, 백승호(전북)와 원두재(울산) 중원 대결, 한교원(전북)과 이동경(울산)의 화력 대결 등 볼거리가 많다. 울산은 리그 기준으로 전북을 상대로 37승 28무 38패인데, 이번에 승리하면 동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