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카드수수료 개편안 발표가 예고되면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카드사들이 미소를 거두고 있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카드사의 당기순이익 1조49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1년 당기순이익의 70%를 웃도는 수치다.
실제로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삼성카드도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95억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우리카드는 540억원을 기록해 92% 실적 개선에 가장 크게 성공했다. 이어 KB국민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32.7% 증가한 1213억원을 기록, 하나카드는 568억원으로 15% 성장률을 보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3분기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된 영향이 있고,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 축소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속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실적 개선에 성공한 탓에 금융권에서는 올해도 수수료율 인하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금융당국은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에 걸쳐 총 13차례 인하된 바 있으며, 이달 중 카드수수료 개편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수수료 인하 시기가 다가오면서 자영업 단체들도 카드 가맹점수수료 추가 인하와 수수료율에 대한 협상권을 보장해달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마트협회 등 70여 개 단체는 지난달 말 기자회견을 열고 "수수료율이 2018년 조정됐지만,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며 "동네 마트는 임대료를 웃도는 수준이고 신규 점포는 2.3% 최고 수수료율이 일괄 적용되며 일반가맹점은 수수료율이 슬금슬금 인상돼 3년 전과 다를 바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성민 한국마트협회장은 "수수료율을 둘러싸고 3년마다 분쟁이 거듭되는 이유는 카드 수수료율의 가격협상이 없기 때문"이라며 "카드 수수료율 협상권을 제도화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카드사 노조 측은 "카드사 신용판매 결제부문은 지금도 적자상태"라며 "우대 수수료율을 받는 96%의 가맹점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발생할수록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수수료가 0.1% 인하되면 카드사 합산 영업이익 손실액은 5200억원, 0.2% 인하 시에는 1조3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