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가 수 억원에 달하는 모델료를 지불하고도 난감해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해당 배우가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광고를 찍고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하거나 아예 내리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골프웨어 브랜드 와이드앵글은 최근 모델 김선호의 화보와 TV CF를 비공개에서 공개로 전환했다. 지난 3월 김선호를 모델로 기용한 와이드앵글은 그가 출연한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가 인기를 끌자 광고 홍보에 열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김선호가 전 여자친구와 불미스러운 소문의 중심에 서면서 홈페이지와 SNS 등에서 김선호가 나온 화보를 감췄다.
와이드앵글은 김선호의 전 여자친구가 "사과를 받았다"는 글을 올리자 광고를 다시 공개로 바꿨다. 와이드앵글 외에도 쇼핑몰 11번가, 캐논코리아 등 그와 협업한 브랜드도 광고를 재개했다.
해당 업체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김선호를 모델로 기용한 한 업체 관계자는 "처음에는 김선호만의 잘못으로 인식됐다가 최근 스캔들이 다른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전 여자친구가 '사과를 받았다.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의 글도 올렸다. 이미 돈 들여 찍은 광고를 내리지만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도 답답하다. 모델 발탁부터 촬영 등에 각종 판관비가 들었다. 최대 효과가 나도 아쉬운데, 아직도 '김선호 광고를 내리라'는 고객 항의가 적지 않다"고 했다.
연예인의 스캔들로 광고를 중단한 사례는 더 있다.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스타덤에 오른 서예지는 지난 4월 전 남자친구였던 배우 김정현과의 '가스라이팅 스캔들'의 중심에 섰다. 양측이 주고받은 카카오톡이 공개되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이들이 모델을 맡았던 브랜드 역시 손절을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쓰는데 많은 노력과 돈이 든다. 그런데 이렇게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가장 피해를 보는 건 광고주"라며 "최근 가상인간을 모델로 쓰는 브랜드가 많다. 스캔들로 피해를 보다 보니, 다음에는 우리도 가상인간 등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릴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