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기적을 써내려간 두산 베어스 타선에는 채워야 할 퍼즐 한 조각이 남아있다. 정규시즌 타선을 이끌며 기적적인 4위를 만들어낸 5번 타자 양석환(28)이다.
양석환은 정규시즌 두산의 ‘미러클’을 이끌었다. 지난 3월 25일 두산과 LG 트윈스의 2대2 트레이드로 이적한 이후 5번 타자 자리에 안착(500타석)했다. 2020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했던 오재일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웠다. 홈런 28개, 타점 96개로 각각 팀 내 1, 2위를 기록했다. 오재일과 최주환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던 두산은 양석환의 활약에 힘입어 정규시즌을 4위에 마치고 7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PS 활약은 아직 미비하다. 두산은 지난 1일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부터 10일 플레이오프(PO) 2차전까지 PS 7경기를 뚫고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 올랐다. 이 기간 양석환의 타율은 0.219(32타수 7안타)였다. WC 2차전에서는 3안타 맹타로 준PO 진출 확정을 이끌었지만, 이후 두 시리즈 타율이 0.174(23타수 4안타)에 불과했다.
타선에 불이 붙은 덕에 빈자리는 크지 않았다. PS 동안 두산 타선은 맹타를 휘둘렀다. PS 기간 팀 타율이 0.338, 경기당 평균 득점은 7.86점에 이른다. 테이블세터인 정수빈(타율 0.353)과 호세 페르난데스(타율 0.469)가 맹타를 휘둘렀고, 하위 타선에서도 박세혁(타율 0.500), 강승호(타율 0.370)가 꾸준히 활약했다. 반면 중심타선은 김재환(타율 0.370)만 자리를 지켰고, 양석환과 박건우(타율 0.258)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양석환까지 폭발한다면 두산은 타선의 모든 조각을 채우고 KS를 치를 수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지난 13일 KS 미디어데이에서 “골고루 자기 역할을 잘해주면 좋겠다. 선수들 모두가 잘 되길 바라면서 한마음이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양석환이 잘 쳤으면 좋겠다”고 그를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양석환 역시 “잘할 때가 됐다. 잘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KS가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좋은 기억이 많지만, 상대가 다르다. 양석환은 올 시즌 고척에서 타율 0.387, OPS(출루율+장타율) 1.441, 6홈런 15타점으로 활약했다. 9개 구장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런데 상대가 정규시즌 고척에서 만났던 키움이 아니다. 그는 KT 위즈전에서는 타율 0.292 OPS 0.716으로 좋지 못했다. 타율은 괜찮았지만, 장타가 적어 장타율이 0.396에 그쳤다.
간간이 안타를 치더라도 장타를 만들지 못했다. 1차전 상대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도 올 시즌 8타수 2안타로 약했다. 데스파이네에게 10타수 4안타, 고영표 상대로는 3타수 2안타, 두산 킬러 소형준에게는 5타수 2안타를 쳤지만, 모두 장타가 없었다.
PO에 불참했던 아리엘 미란다와 곽빈이 돌아왔지만, 여전히 마운드는 시즌 평균자책점 2위(3.68), 선발 평균자책점 1위(3.69)인 KT가 우세하다. 두산 타선에 양석환의 장타가 돌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