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 사태로 국산차에 이어 일부 수입차 업체들도 첨단 사양을 배제한 모델을 인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이달부터 국내에서 6시리즈 GT 모델에서 HUD(헤드업디스플레이) 기능을 제외하고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다.
반도체 수급난 영향으로 해당 기능을 제외한 모델을 한국으로 수입했기 때문이다.
앞서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올해 중순부터 일부 모델에 LTE 통신 모듈을 제외했다. 벤츠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업체로 알려졌다. 통신 모듈이 빠지면 SOS 기능은 물론 앱 지원이 어렵다.
포르쉐코리아도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현재 스티어링휠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제외한 채 출고하고 있다.
아우디코리아도 일부 차종에서 스티어링휠 자동 조절 기능과 무선 충전 기능, 유리 열선 기능 등을 일부 제외한 채 인도하고 있다. 테슬라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일부 사양을 제외하는 대신 가격을 인하하고 대기 기간을 줄이는 방식을 채택했다.
실제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를 포함한 ‘파킹 어시스트’ ‘프레스티지 초이스’ 옵션, 사륜구동(4WD) 옵션,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선택하지 않으면 출고를 앞당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품 수급난은 일부 기능이 아닌 포괄적으로 차량의 생산을 지체하는 원인으로 작용 중”이라며 “출고 및 선택 사양에 언제 제동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업체별로 하루 또는 주 단위로 재고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일부 업체는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지프가 대표적이다. 글래디에이터와 그랜드체로키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 컴패스·레니게이드·체로키·랭글러 가격을 10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 인상했다.
테슬라도 보급형 세단 모델3의 스탠더드 레인지 가격을 5859만원에서 6059만원으로 200만원 올렸다. 이 모델은 전체 테슬라 차량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인데, 이마저 6000만원을 넘어서면서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테슬라 차량은 없어지게 됐다. 보급형 SUV인 모델Y 롱 레인지 가격 역시 이달 초까지만해도 7699만원이었지만 이번에 7899만원으로 올랐다.
이와 관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두 모델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유로 ‘부품 공급 부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