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한화 잔류가 유력한 올해 탈삼진 1위 라이언 카펜터. 정시종 기자 최하위 한화 이글스는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세 자리를 어떻게 채울까. 일단 투수 두 명은 재계약할 방침이다.
닉 킹험은 지난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했다가 팔꿈치 부상으로 두 경기만 던지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올해 한화가 그를 영입했을 때 가장 걱정을 샀던 지점이다.
하지만 킹험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10승 8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하면서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팔꿈치 수술 후 첫 시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적. 광배근 부상으로 한 달 가량 자리를 비우기도 했지만,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면서 합격점을 받았다.
대만 리그 출신인 라이언 카펜터도 올 시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가장 좋은 외국인 투수로 꼽혔다. 50만 달러를 받고 뛰면서 올 시즌 31경기에서 5승 12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170이닝을 던져 한화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탈삼진 179개를 잡아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한화로선 잡지 않을 이유가 없다. 승수에 비해 패수가 많지만, 올 시즌 카펜터 등판 경기 평균 득점 지원이 2.35점에 그친 영향이 크다.
외국인 타자 에르난 페레즈는 사정이 다르다. 라이언 힐리의 대체 선수로 후반기에 합류한 그는 59경기에서 타율 0.268, 홈런 5개, 33타점을 기록하고 시즌을 마쳤다. 내야와 외야 전 포지션을 수준급으로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지만, 외국인 타자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타격'이 기대에 못 미쳤다.
장점이 없던 건 아니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페레즈 덕에 한화의 후반기 선발 라인업 구성에 숨통이 트였다. 페레즈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과거 인연이 있고 성격도 쾌활해 더그아웃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했다.
하지만 한화는 '전면 리빌딩'을 선언한 올시즌과 달리 내년 시즌 성적 면에서도 한 단계 도약을 노리고 있다. 올겨울 외부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할 계획이고, 중심 타선을 채워줄 외국인 타자도 필요하다. 한화는 이미 대체 후보군을 좁히고 외국인 타자 교체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