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는 2일 서울 엘리에나호텔임페리얼홀에서 열린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 수상자로 선정됐다.
강백호는 올 시즌 출전한 142경기에서 타율 0.347(3위) 102타점(2위) 출루율 0.450(2위) 장타율 0.521(5위)를 기록했다. 후반기 초반까지 4할 타율을 유지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막판 조금 흔들렸다. 개인 타이틀 획득에 실패하며 '무관의 제왕'으로 불렸다. 하지만 소속팀 KT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10월 31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 6회 타석에서 상대 에이스 원태인에게 결승 좌전 안타를 치며 1-0 승리 주역이 됐다.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는 8타석 연속 출루 등 4경기 타율 0.500을 기록하며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강백호는 "감독님, 단장님께 감사드린다. 이 영광을 (팀 선배) 유한준, 박경수 선배님께 돌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확정 순간 뜨거운 눈물을 보인 그는 "운동을 하면서 가장 벅찼던 순간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한 시즌"이라며 웃었다.
처음 나선 KS에서 조금도 긴장하지 않았다. 성적이 증명한다. 강백호는 "앞서 (정규시즌 최종전과 1위 결정전을 치르며) 큰 경기 경험을 많이 한 덕분이다. 팀에서 내게 원하는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감독님과 선배님 모두 부담을 줄여주셨다. '내 역할만 잘하자'는 마음가짐으로 KS를 치른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올해의 선수 시상에 앞서 진행된 올해의 타자는 올 시즌 타격왕 이정우(키움 히어로즈)가 차지했다. 이정후는 타율 0.360을 기록, 강백호의 타격왕 경쟁에서 승자가 됐다. 시상을 위해 단상에 오른 그는 "백호가 이제 밥을 좀 샀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강백호는 이정후 앞에서 "정후 형이 좋은 길을 열어준 덕분에 고졸 신인으로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내가 목표를 잡을 때 영향을 미치는 선배이자 형"이라는 속내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식사 자리를 약속했다. 하지만 장소는 미정이다. 강백호는 "연봉 계약이 잘 되면 쇠고기를 먹을 수 있다"라고 했다. 이정후가 아닌 장내에 있는 이숭용 KT 단장을 향한 메시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