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최고구원투수상을 놓고 경쟁하는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왼쪽)과 KIA 타이거즈 장현식. IS 포토 최고구원투수상은 2파전이다.
올 시즌 가장 뛰어난 불펜 투수에게 주어지는 '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 최고구원투수상은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과 장현식(26·KIA 타이거즈)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두 선수 모두 타이틀 홀더인 만큼 접전 양상이다. 최근 3년간 수상자는 정우람(한화 이글스·2018년) 하재훈(SSG 랜더스·2019년) 조상우(키움 히어로즈·2020년)였다.
오승환은 시즌 64경기에 등판해 2패 44세이브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령 40세이브를 달성,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세이브왕에 올랐다. 블론세이브가 10개 구단 주전급 마무리 투수 중 가장 적은 1개. 김원중(롯데 자이언츠·35세이브) 정해영(KIA·34세이브)을 비롯한 젊은 마무리 투수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
오승환은 후반기 강행군을 버텨냈다. 전반기를 세이브 1위로 마친 오승환은 7월에 열린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 불혹을 앞둔 적지 않은 나이에 휴식 없는 강행군이었다. 고우석(LG 트윈스) 조상우(키움 히어로즈) 등 대회에 함께 출전했던 마무리 투수들이 후반기 잠시 고전했지만, 그는 달랐다. 가장 빠르게 30세이브를 달성했고 40세이브 고지마저 정복했다. 리그에서 40세이브 투수가 나온 건 2013년 손승락 이후 8년 만이었다. 삼성은 오승환 덕분에 6년 만에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장현식은 강력한 대항마다. 시즌 69경기에 등판해 1승 5패 3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2015년 심동섭의 21홀드를 넘어서며 타이거즈 선수로는 사상 첫 30홀드를 올렸다. 2013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통산 홀드가 17개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그는 초반 부진을 극복했다. 장현식은 개막 후 5월까지 26경기 평균자책점이 5.67이었다. 9이닝당 볼넷이 8.33개로 많았다. 매년 반복된 제구 난조에 또 한 번 발목이 잡히는 듯했다. 하지만 빠르게 궤도에 올랐다. 6월 이후 등판한 43경기 평균자책점이 1.99. 10월에는 월간 평균자책점이 0.75에 불과할 정도로 흠잡을 곳이 없었다. 영점 잡힌 시속 150㎞ 파이어볼러의 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KIA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장현식의 성장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