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최우수 선수(MVP) 무게추는 우승팀 전북 현대 중앙 수비수 홍정호(32)로 쏠리는 분위기다. 대항마로는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주민규(31)가 꼽힌다.
올 시즌 MVP는 7일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각 구단 감독(30%)과 주장(30%), 미디어(40%) 투표로 가려지는데, 감독과 주장 투표는 지난 3일 마감됐고, 미디어 투표 마감은 최종전이 열린 5일, 오후 8시까지였다.
MVP 후보는 총 4명으로, 홍정호와 주민규, 울산 공격수 이동준(24), 대구FC 공격수 세징야(32)다. 5일 최종전은 ‘우승 결정전’이면서도 ‘MVP 결정전’이라 불렸다. 전북이 우승하면서 홍정호가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방패’ 홍정호는 이날 득점 선두(22골) ‘창’ 주민규를 무득점으로 막았다. 전반 25분 주민규로 향한 크로스를 홍정호가 헤딩으로 차단했다. 홍정호는 올 시즌 전북의 최소 실점(38경기 37실점·경기당 0.97실점)을 이끌었다. 9월 10일 울산전에서 골키퍼 없는 골문으로 몸을 날리는 ‘인생 수비’로 패배를 막아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MVP는 우승팀에서 나오는 게 맞는 것 같다. 주민규 선수는 득점왕을 받지 않나”라며 웃었다. 주장의 무게감 탓에 우승 후 눈물을 쏟은 홍정호는 “멋지게 차려 입고 시상식 가겠다. 올 시즌 매 경기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분들이 좋게 봐주셨고, 덕분에 좋은 장면이 나왔다. 좋은 기회인 만큼 꼭 받고 싶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MVP 경쟁자로는 제주 주민규가 꼽힌다. 주민규는 2016년 광주 정조국(20골)에 이어 5년 만에 국내 선수 득점왕에 등극했다. 승격 첫해 팀을 4위로 올려놓았다. 득점 순위 톱5 중 국내 선수는 주민규 뿐이다.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주민규가 앞선다. 투표에서 감독과 선수의 표 비중이 커서, 주민규의 손을 들어줄 수도 있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주민규가 득점왕이 되기 위해 팀원들이 움직여 주면서, 팀이 좋은 순위에 올라왔다. 주민규를 칭찬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결국 ‘우승팀 프리미엄’이냐, ‘득점왕 프리미엄’이냐 싸움이다.
울산 팀 최다 공격포인트(11골-4도움) 이동준은 만약 팀이 극적인 역전우승을 거뒀다면 국내 선수 최초로 K리그 1부와 2부리그 MVP를 노려볼 수 있었다. 이동준은 2019년 부산 아이파크 소속으로 13골-7도움을 올려 K리그2 MVP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울산이 준우승에 머물며 쉽지 않은 분위기다. 물론 2016년 3위 팀 이하에서 정조국이 MVP를 받았듯, 수상자는 시상식 당일에 알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K리그1 신인왕격인 영플레어상(23세 이하)은 정상빈(19·수원 삼성)과 설영우(23·울산) 2파전이다. 정상빈은 전북, 울산 등 강팀을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6골-2도움을 올렸고, 국가대표에 뽑혀 6월 스리랑카전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정상빈이 임팩트가 강했다면, 설영우는 꾸준함을 어필한다. 국가대표 풀백 김태환과 홍철이 버티는 울산에서 31경기에 출전했고, 최종전에서도 골 맛을 보며 2골 2도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