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우리은행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하나원큐 고아라(가운데). [사진 WKBL]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원큐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근 7연패 포함 1승 12패로 꼴찌다. 선두 청주 KB과 무려 11경기 차고, 플레이오프(PO)행 마지노선인 4위 용인 삼성생명에 5경기 뒤져있다.
앞으로 몇 승을 더 추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지난 4일 아산 우리은행전 1~2쿼터 통틀어 단 9점에 그쳤는데, 역대 전반전 최소 득점이다. 1쿼터 득점은 신지현의 2득점 뿐이었다.
하나원큐는 올 시즌 스텝이 완전히 꼬였다. FA(자유계약선수)였던 에이스 강이슬을 KB에 뺏겼다. 삼각 트레이드로 영입한 구슬은 2경기 만에 십자인대가 끊어져 이탈했다. 여기에 고아라가 4일 우리은행전 3쿼터에 상대 발을 밟고 쓰러졌다. 하나원큐 관계자는 6일 “진단 결과 고아라의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됐다. 일주일 정도면 깁스를 풀지만, 경기에 뛰려면 최대 한 달 정도 걸릴 전망”이라고 전했다.
고아라는 지난달 28일 KB전에서 30점, 1일 부산 BNK전에서 23점을 몰아쳤는데, 하나원큐는 주득점원까지 잃게 됐다. 신지현과 양인영의 2대2 플레이는 상대 수비에 간파 당했고, 선수들은 신지현만 쳐다보고 있다. 팀 평균 득점은 5위(67.4점)에 그치고 있고, 최다 실점은 1위(80.3점)이다. 하나원큐 승률은 7.7%인데, 2017~18시즌 22연패를 당했던 KDB생명의 역대 최저승률 11.4%(4승 31패)도 경신할 분위기다.
작전 지시 중인 하나원큐 이훈재(오른쪽) 감독. [사진 WKBL] 하나원큐와 함께 꼴찌를 다투던 BNK는 최근 김한별이 살아나며 하나원큐와 삼성생명을 연파했고, 6일 KB에 3점 차로 석패했다. 하지만 하나원큐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4라운드까지 트레이드가 가능한데, 냉정하게 하나원큐는 내줄 선수도, 다른 팀에서 데려갈 선수도 마땅히 없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은 외국인 선수 제도 부활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농구계 관계자는 “이미 PO행은 물 건너간 분위기다. 결국 중장기적 리빌딩을 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젊은 선수들에게 더 기회를 주고, 패배 의식을 지울 수 있는 지도자를 영입할 필요가 있다. 또 FA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나원큐가 삼각트레이드로 강유림(24)을 삼성생명에 내준 점은 아쉽다. 그래도 신지현(26), 구슬(27), 정예림(20), 박소희(18) 등 전도유망한 선수들이 있어 미래가 나쁘지는 않다. 올 시즌이 끝난 뒤 김단비(인천 신한은행)와 최이샘(우리은행) 등이 FA로 나온다. 이훈재 하나원큐 감독은 올해 계약이 만료된다.
하나원큐는 사무국 직원들도 교체했다. 팀의 한 관계자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코치진에도 미래 자원을 뛰게 하는 쪽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로축구 2부로 강등당했던 대전하나시티즌은 적극적인 투자로 승강 PO에 올라있다. 하나원큐와 대전하나시티즌의 모기업은 하나금융그룹으로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