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세대 교체를 단행한 두산 베어스가 내년에도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전망이다.
두산은 2021시즌 역대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성공했다. 매년 심각한 전력 변동을 겪고도 꾸준히 새 얼굴을 발굴한 결과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투수 구성 변동이 심했다. 국내 선발 원투 펀치를 맡아주던 장원준과 유희관은 노쇠화로 이탈했고 불펜 에이스였던 이용찬(NC 다이노스)은 자유계약선수(FA), 함덕주(LG 트윈스)는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전력 변동과 유출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투수력을 유지했다. 2016년 팀 평균자책점 4.46(1위)을 시작으로 매년 팀 평균자책점 3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역시 팀 평균자책점 4.26(3위)으로 투수 2강이었던 LG와 KT 위즈 바로 다음을 기록했다.
매년 새로운 투수들이 등장해 팀의 핵심 전력을 맡았다. 고액 FA를 잘 영입하지 않는 두산은 다른 방법으로 선수들을 영입하고 육성했다. 이형범(FA 보상선수), 이승진과 홍건희(이상 트레이드) 등을 크지 않은 대가로 영입해 불펜 에이스로 키웠다. 드래프트로 뽑은 최원준, 곽빈은 선발진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더 빠른 속도로 전력 교체가 이뤄졌다. 빈자리가 많았다. 기존 선발 투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어린 투수들이 대거 1군 마운드에서 시험 받았다. 특히 시즌 막판 순위 싸움 때 현도훈, 최승용, 김민규 등이 돌아가면서 호투해 팀의 정규 시즌 4위에 힘을 보탰다.
젊은 투수들에게 펼쳐진 기회의 땅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선수와 코치 모두 이런 분위기를 환영했다. 입단 2년 만에 불펜 에이스로 성장한 홍건희는 지난 11월 24일 인터뷰에서 “구위 좋고 가능성 있는 후배들이 많이 보인다"며 "잘 준비하고 있으면 두산은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곳이다. 팀의 미래가 밝다”라고 두산 특유의 팀 분위기를 전했다.
지도자의 생각 역시 같다. 8일 열린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에서 코치상을 수상한 정재훈 두산 투수코치는 “두산은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낼 자리가 많은 팀이다”라며 “선수들도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열심히 준비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년 시즌 새 얼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빈자리도 늘어난다. 포스트시즌 선발로 등판했던 김민규가 다음 시즌 상무 피닉스에 입대한다. 최원준과 곽빈, 홍건희를 제외하면 상수가 많지 않다. 베테랑 임창민과 김지용을 자유 계약으로 영입했지만, 올 시즌처럼 어린 투수들에게 주어질 기회가 충분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시즌 중 "막내답지 않게 피하지 않고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꽂는 게 좋다"고 칭찬한 1년 차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영건이 2022시즌 1군 자리를 노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