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한샘이 첫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임시주총은 최대주주가 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첫 경영권 행사 자리로 주목받았다.
한샘은 13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신규 사내외 이사 선임을 주요 안건으로 하는 주총을 열고 조창걸 전 명예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 27.7%를 1조4000억원에 매각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거머쥔 IMM PE는 이날 이해준 투자부문 대표, 송인준 대표이사, 김정균 전무, 박진우 이사 등 핵심 인물을 한샘 기타비상무이사진으로 올리면서 조직 장악에 나섰다.
IMM PE는 이번 주총의 안건인 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정관 변경의 건을 원안대로 통과 시켰다. 그러나 주총에 오른 사안마다 2대 주주인 외국계 헤지펀드 테톤캐피탈파트너스엘피(테톤캐피탈)와 한샘 소액주주들이 반대에 부딪히며 진땀을 뺐다.
이번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IMM PE 측 인물인 차재연 사외이사의 선임 여부였다. 차 후보는 서울대 출신으로 KT 에스테이트 경영기획총괄 부사장을 맡은 재무통이다. 한샘은 차 후보가 한샘 창사 이후 최초의 여성 사외이사로서 이사회 및 감사위의 다양성·전문성·독립성에 부합한다며 선임을 요청했다.
앞서 테톤캐피탈은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로 이상훈 경북대 교수를 제안했으나 한샘 측은 절차 등을 이유로 들며 거부했다. 테톤캐피탈 측은 한샘이 너무 늦게 주총 공시를 냈다면서 IMM PE의 독자적인 경영권 행사에 제동을 걸었다.
테톤캐피탈 측은 이날 "IMM PE 측에서 추천한 인사로 통과 시 3년간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없다. IMM PE 측 주요 이사와 동문이기도 하다"며 "이는 소액주주의 의견을 무시한 것"이라면서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테톤캐피탈은 한샘 지분 9.23%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최근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이번 주총에 앞서 '아워 한샘' 운동을 펼치며 독립적 이사회 구성, 26.7% 자사주의 조속한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IMM PE 측에 요구해왔다.
테톤캐피탈 관계자는 본지에 "향후 정기주총에 참여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내는 것은 물론 IMM PE의 경영 전반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IMM PE 송인준 대표는 이날 한샘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목표 설정과 성과 측정, 성과에 기반한 보상 체계를 대폭 개선하고, 유연하고 하나된 조직을 위해 원팀(One Team)정신을 강화하겠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