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의 아이콘’인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20)가1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던 경험을 털어놓았다.1990년대 중반에서2000년대 초에 출생한 Z세대를 대표하는 팝스타인 아일리시는 이날 하워드 스턴이 진행하는 ‘US라디오쇼’에 출연해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정말 끔찍하게 아팠다”면서 “백신을 안 맞았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리시는 백신 접종을 마쳤지만 지난 8월 돌파 감염됐던 케이스다. 두 달간 투병 후 완치했지만 후유증은 여전히 앓고 있다고 한다.14일 가디언과BBC보도에 따르면 그는 “내가 코로나19에 걸리고도 이렇게 살아있는 건 백신 덕분이라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며 “백신의 효능은 너무나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밀접접촉자인) 오빠(피니어스 오코넬)와 부모님, 친구들을 모두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11살 때부터 음란물을 보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음란물은 그를 악몽에 시달리게 했다고 한다. 지난 7월 발매한 앨범 ‘해피어 댄 에버’(HappierthanEver)에 수록된 곡 ‘메일 판타지’(MaleFantasy)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털어놓은 고백이다. 그는 “어릴 때는 음란물을 보는 것이 남녀 간 성관계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왜 나쁜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음란물은 내가 너무 어렸을 때 내 두뇌를 파괴했고 악몽을 꾸게 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자라면서 음란물의 폭력성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포르노 영상에서 여성의 몸과 성 경험을 묘사하는 방식을 비판했다. 아일리시는 “포르노는 합의 등 정상적인 성관계의 범주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짜 문제”라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남자친구와 관계를 시작한 이후 “좋지 않은 것에도 ‘싫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음란물을 보고 배운 대로) 내가 (관계를) 좋아해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다.
아일리시가 지난 4월 발표한 신곡 ‘유어 파워’(Yourpower)도 이와 비슷한 배경에서 나왔다. “당신은 또래인 줄 알았다고 말하죠” “힘을 과시하려 하지 말라” 등의 가사가 담긴 곡이다. 그는 당시에도 “내 친구들은 모두 부적절한 성적 경험을 당한 적이 있다”며 “이런 부조리는 사회 전체에 만연하다. 우리가 모두 목격했거나 경험한 것들이 달라지는데 (이 노래가) 영감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아일리시는 천재 팝스타다. 피아노와 기타를 유튜브를 보면서 독학했고 11살 때 밴드 활동을 하던 오빠를 따라 작곡을 시작했다. 14살이던 2015년 오빠가 만든 ‘오션 아이즈’(Ocean Eyes) 뮤직비디오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하루 만에 조회 수 1000만을 넘겨 이듬해 정식 데뷔했다. 2019년 첫 정규 앨범으로 지난해 그래미 어워드 본상 4관왕에 올랐다. 당시 19세로 테일러 스위프트의 최연소(21세) 수상 기록도 갈아치웠다. 내년 그래미 어워드에도 7개 부문 후보로 올랐다.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그의 음악적 색채는 어둡고 뮤직비디오도 파격적이다. 과하게 헐렁한 트레이닝복도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모델이 되고 싶지만 작은 키와 통통한 몸매가 너무 싫었다”던 그는 우울증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 6월 이를 극복했다. 그에게는 ‘안티팝’, ‘룰 브레이커’와 같은 수식어도 따라붙는다. 이에 대한 그의 항변은 이렇다. “제가 룰을 깼다고요? 팝 음악을 만드는 정석이나 소녀답게 옷 입는 법 같은 룰 말인가요? 글쎄요, 전 그저 제가 원하는 걸 했을 뿐이에요.”(지난해 5월 보그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