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맷값 폭행' 논란으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인준이 거부된 최철원(52) 마이트앤메인(M&M) 대표는 16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회장 인준 소송과 관련한 최종 변론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인준이 거부된 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농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12월 아이스하키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지도자·선수·시도 임원 등의 선거인단 82명이 참여한 선거에서 62표를 받았다. 압도적인 득표였다.
하지만 과거 사건이 발목을 잡았다. 최 대표는 2010년 SK 본사 앞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1인 시위하던 화물차 기사를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로 때린 뒤 ‘맷값’이라며 2000만원을 줬다. 이 사건은 영화 '베테랑'의 소재가 될 만큼, 사회적 공분을 샀다. 최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선고를 받고, 2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지난 1월 인준 신청서를 접수한 체육회는 최 대표의 회장직 인준을 놓고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잇따른 체육계 폭력 사건으로 반대 여론이 일자 ‘사회적 물의’를 부적합 사유로 들며 2월 최 대표의 회장직 인준을 거부했다.
최 대표는 이에 반발해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회장 지위 확인을 청구하는 가처분신청과 본안 소송을 했다. 가처분신청은 지난 5월 기각됐고, 본안 소송과 관련한 최종 판결은 내년 2월 10일 내려진다. 최 대표는 최종 판결에서 패소한다면 항소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최 대표는 체육회가 앞뒤가 다른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올해 1월에 했고 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는 지난해 12월에 했다”며 “체육회로부터 인준을 지금 올리지 말고 이기흥 회장이 당선되고 다시 올리면 2월에 인준하겠다고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대한체육회에서) 11년 전 사건과 관련해 소명 기회를 갖고 심의한 후에 인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며 “배구계에서 시끄러운 일이 생기자 얘기가 달라졌다. 소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인준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아이스하키협회 측 관계자는 “협회가 많이 어려운데, 현재 공석인 회장이 있어야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도 “(회장 공석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협회가 어렵다. 회장이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이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맷값 폭행’과 관련해서 “당사자는 모르는 사람이다. 언론 보도는 85% 과장이고 영화(베테랑)도 95% 과장과 허구”라며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내가 한 행위에 80∼90% 이상 떳떳하게 생각하며 부끄럽게 살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