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FA 외야수 박해민의 보상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재성. IS 포토 사자군단의 포수 사랑은 네버엔딩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22일 박해민(31)의 FA(자유계약선수) 보상 선수로 LG 트윈스 포수 김재성(25)을 지명했다. 당초 외야수나 불펜 보강이 예상됐지만 20인 보호 선수 명단 확인 뒤 내부 회의 끝에 포수 지명을 확정했다. 구단 관계자는 "큰 고민 없이 선택했다. 좋은 역할을 할 선수다. 지명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삼성의 보상 선수가 발표된 뒤 야구계 안팎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삼성은 지난 13일 NC 다이노스와 트레이드를 단행, 김태군을 영입했다. 김태군은 1군 통산 1079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주전 포수 강민호의 잔류 협상이 최종 조율 단계인 만큼 안방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 아니었다.
삼성의 포수 영입은 수년째 이어지는 기조다. 삼성은 2014년 12월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투수 권혁의 FA 보상 선수로 포수 김민수를 지명했다. 즉시 전력감을 선택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안방을 강화했다. 1년 뒤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선 1라운드 지명권으로 두산 베어스 포수 김응민을 영입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선 2차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대졸 포수 최대어 포수 나원탁(홍익대)을 품었다.
삼성의 포수 영입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정점을 찍었다. 2라운드에서 청소년 대표 출신 김도환(신일고)을 뽑았고, 4라운드에서도 이병헌(제물포고)을 호명했다. 김도환과 이병헌은 그해 고졸 포수 랭킹 1~2위를 다투는 포수 유망주였다. 당시 한 구단 관계자는 "삼성이 상위 지명권으로 포수 유망주를 싹쓸이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영입한 포수가 모두 팀에 남아있는 건 아니다. 나원탁은 2017년 11월 FA 포수 강민호 영입에 따른 보상 선수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김응민은 김태군 트레이드 때 NC로 팀을 옮겼다. 김도환은 올 시즌 뒤 상무 야구단에 합격해 군 복무를 시작했다. 여러 가지 이동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포수가 적지 않다. 현재 구단 홈페이지에 등록된 포수 자원만 7명. 강민호가 잔류하면 강민호-김태군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안방을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이병헌과 권정웅, 김민수가 호시탐탐 1군 무대를 노린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포수는 쉽게 구해서 키울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더라. 유망주도, 좋은 선수도 있는데 한두 명이 치고 나가면서 성장해줘야 한다"며 "당장 내년이 아니더라도 김재성은 중장기적으로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포수 자원이 많으면 신인 드래프트에서 다른 포지션을 보강하기 수월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