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이 내년 출하량 1000만대 시대를 앞두고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그동안 애플 아이폰 특유의 감성을 따라잡지 못하며 고전했는데, 진정한 대항마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갤럭시Z' 시리즈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1년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이 작년과 비교해 약 3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판매 증가율이 이를 훨씬 웃돈 셈이다.
이중 지난 8월 공개되며 가장 흥행한 '갤럭시Z 폴드3' '갤럭시Z 플립3'(이하 갤Z플립3)는 출시 약 한 달 만에 삼성전자의 2020년 폴더블폰 판매 대수를 넘어섰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타사 스마트폰에서 갤Z플립3로 전환한 사용자가 '갤럭시 노트20' 시리즈 대비 1.5배, '갤럭시S21' 시리즈 대비 1.4배 많았다. 세련된 디자인·휴대성·혁신 폼팩터(구성·형태) 등이 구매 이유로 꼽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앱 개발자·파트너와 협업하며 폴더블폰 시장을 성장시켜왔으며, 플렉스 모드와 앱 연속성, 멀티 액티브 윈도우 등 폴더블폰만의 독특한 사용 경험은 새로운 모바일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애플 '아이폰13' 시리즈 판매가 시작된 지난 10월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쟁사 애플이 올 하반기에 내놓은 두 번째 5G 라인업 '아이폰13' 시리즈도 명성에 맞는 성과를 내고 있다. 최대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2015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아이폰13 판매 호조로 현지 판매량이 전월 대비 46% 늘어난 덕이다.
애플은 7개월 만에 1억대를 판매한 전작의 기세를 아이폰13에서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키움증권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3세대 갤럭시Z 시리즈는 출시 후 4개월간 422만대, 아이폰13 시리즈는 출시 후 3개월간 4473만대 팔린 것으로 추정했다.
출하량만 따지면 10배가량 차이가 나지만, 성장률을 놓고 보면 갤Z 시리즈는 향후 충분히 아이폰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이 2023년까지 10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는 삼성전자가 이 시장에서 88%에 달하는 점유율을 가져갈 것으로 분석됐다.
'P50 포켓'. 화웨이 제공 하지만 과제도 있다. 중국 제조사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삼성전자도 해결하지 못한 힌지(접히는 부분)를 대폭 개선하는 등 추격을 가속하고 있다.
오포와 화웨이에 이어 아너까지 잇따라 폴더블폰 신제품을 쏟아내며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자국을 시작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도 현지 사업 전략을 고도화하고 기술 격차 유지를 위한 모니터링을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으로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직속 중국사업혁신팀을 만들었다. 사업부 산하에는 모바일을 담당하는 MX 부문과 소비자가전·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을 뒀다.
이번 결정은 선두를 다투는 다른 나라와 달리 유독 힘을 못 쓰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등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013~2014년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2019년부터 1% 미만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