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2022 스토브리그는 숨 가쁘고 알차게 움직였다. 마지막 남은 한 가지 숙제는 5선발 찾기다.
LG는 12월 14일 박해민과 4년 총 6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했다. 4년 만의 외부 FA 영입으로, 전력 보강의 신호탄이었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박해민의 합류는 LG의 짜임새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어 김현수와 4+2년 총 115억원에 계약해 붙잡았다. 이로써 홍창기-박해민-김현수, 국가대표 1~3번에 버금가는 화려한 외야 라인업을 갖췄다.
구단 역대 최다승(42승) 투수 케이시 켈리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앤드류 수아레즈가 떠난 빈 자리에 아담 플럿코를 영입했다. 또한 중장거리 타자로 손꼽히는 멀티 플레이어 리오 루이즈를 신규 계약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박해민의 FA 보상 선수로 첫 번째 백업 포수 김재성을 데려가면서 안방 전력이 약화했다. 그러자 FA 시장에 남아있던 베테랑 포수 허도환을 긴급 수혈해 채웠다. 지난해까지 우익수로 뛴 채은성이 1루수로 전환하면서 포지션 교통정리도 이뤄졌다. 사실상 베스트9은 탄탄하게 꾸러졌다.
문제는 국내 선발진이다. 2021 시즌에도 개막 직전 선발 투수가 연이어 이탈하면서 두산 베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함덕주를 데려왔을 만큼 사정이 급박했다. 한때 6선발까지 돌린 LG는 올스타 휴식기 때 키움 히어로즈에 정찬헌을 내주고 서건창을 데려오는 트레이드까지 했다. 하지만 이후 수아레즈와 차우찬 등 부상 선수가 나와 선발진 공백이 발생했다.
LG의 2022 전력 구상은 완료됐다. 켈리와 플럿코, 임찬규와 이민호까지 선발진 네 자리는 거의 확정적이다. 현재로선 차우찬의 복귀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 결국 한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이고, 부상 등의 변수에도 대비해야 한다. 대업에 도전하려면 2월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최대한 많은 국내 선발 자원을 찾아야만 한다. 류지현 LG 감독이 꼽는 가장 중요한 과제 역시 5선발 확보다.
5선발 오디션에 나서는 도전자는 많다. 지난해 켈리(30호)-이민호·수아레즈(이상 22회)-임찬규(17회)-정찬헌(12회)에 이어 6번째로 많은 총 9차례 선발 등판한 이상영은 상무 야구단에 합격해 자리를 비운 상태다. 2017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한 손주영은 좋은 공을 지녔지만 제구력 불안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배재준은 2018년 5경기, 2019년 12경기, 지난해 6경기 선발 등판했다. 지난해 선발 등판 시 평균자책점 2.89(시즌 4.14)로 좋았지만 5회를 넘기기 쉽지 않았다. 2019년 선발 5승(등판 13회)을 거둔 이우찬은 지난해 선발 투수로 5차례 나와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지난해 1군 데뷔한 임준형은 10월 26일 한화 이글스전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김윤식도 세 차례 선발 등판했다.
LG는 이들이 펼칠 선발 투수 경쟁에서 누군가가 확 치고 나와 한자리를 꿰차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