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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슼(SK)?' 우승후보 SK, 결국 1위로 전반기 마무리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혔던 프로농구 서울 SK가 결국 전반기를 단독 선두로 마쳤다.
SK는 지난 1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홈 경기에서 창원 LG에 84-76으로 승리했다. 리그 6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24승 8패를 기록했다. 9일까지 공동 선두를 달렸던 KT가 10일 고양 오리온에 패해 단독 선두에 올랐던 SK는 LG전 승리로 2위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매년 강호로 꼽히고도 우승과 인연이 적었던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번 우승 후보로 꼽혔다. 전희철 신임 SK 감독은 정규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슼(SK) 잡아봐라”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작도 순탄했다. 1라운드를 7승 2패(1위)로 마치며 출발했다. 그런데 2라운드에 5승 4패로 발목이 잡혔다. SK 특유의 속공 농구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1라운드 평균 득점이 91.1점(1위)이었는데, 2라운드에서 4승 4패로 묶였던 기간 평균 득점은 79.8점(6위)에 불과했다. SK의 중심 김선형은 “2라운드 때 상대 팀들이 SK의 장점을 견제하니 플레이가 뻑뻑하고 단조로워졌다”며 “우리도 자신감을 넘어 자만심을 가졌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SK가 주춤한 사이 KT가 선두로 올라섰다. KT는 에이스 허훈이 복귀하자마자 9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SK를 제쳤다. 허훈-양홍석 콤비가 공격을 이끌고, 대형 신인 센터 하윤기와 외국인 캐디 라렌이 높이를 앞세워 골 밑을 막아섰다. 두꺼운 선수층과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KT는 리그 최소 실점 1위를 기록하며 리그 선두를 지켜냈다.
SK는 다시 치고 올라갔다. 외국인 MVP 출신 자밀 워니(시즌 평균 22.4점)가 공격의 선봉에 섰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는 최준용(평균 15.5점)과 안영준(13.1점)까지 힘을 더했다. 3라운드 7승 2패로 1라운드 못지않은 성적을 거뒀다. 맞수 KT에 패하며 기세가 한번 꺾였지만, 3라운드 마지막 경기부터 다시 흐름을 타면서 4라운드 5연승을 포함해 6연승으로 단독 1위를 탈환하고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쳤다.
연승 기간 불안요소도 있었다. 초반 흐름을 내주는 일이 잦았다. 지난 8일에는 전희철 감독이 주전 5명을 모두 벤치로 불러들이는 ‘질책성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어렵게 끌고 간 경기가 많았지만, 뒷심을 발휘해 결국 연승을 만들어냈다.
전희철 감독은 11일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잘해줘서 1위로 올라왔다. 부상 없이 잘 뛰어준 선수들에 고맙다”며 “남은 후반기 경기 좀 더 집중하겠다. 팬들의 응원에 감사하고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해 SK만의 농구를 꼭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SK의 우승 도전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친 후 다시 시작한다. 공교롭게도 후반기 첫 경기가 19일 열리는 라이벌 KT와 맞대결이다. 승리한다면 승차를 더 벌린다. 패한다면 다시 공동 선두를 허락한다.
차승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