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28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두산 투수 박종기가 선발 등판, 역투하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1.09.28.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두산 베어스 오른손 투수 박소준(27·개명 전 박종기)이 올해는 1군 풀타임에 도전한다.
박소준은 2021시즌 두산의 롱 릴리프이자 5선발 후보였다. 22경기에 출장해 59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이 5.73으로 부진했다. 불펜으로는 준수했다.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했고 멀티 이닝 소화가 13번이나 됐다. 4이닝까지 소화하면서 선발이 무너진 경기를 책임지는 마당쇠 역할을 완수했다.
반면 선발로는 부진했다. 5번의 기회를 받았지만, 평균자책점이 8.70에 달하며 0승 4패를 기록했다. 당시 김태형 두산 감독은 "구원 등판하면 내용이 괜찮은데 선발로 나가면 안 좋다"며 아쉬워했다.
박소준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2021년이) 1군에서 제일 오래 있었던 시즌이다. 1군 야구를 많이 경험할 수 있었고 기회도 많이 받았다”며 “아쉬움이 남는다. 선발 기회를 받을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지난 시즌을 되돌아봤다.
멘털에서 원인을 찾았다. 박소준은 “선발 투수로 나서면 경기를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에 너무 잘하려고 했다”며 “점수를 아예 안 주려다가 볼과 실투가 늘었다. 잘하려던 마음이 독이 됐다”고 말했다.
체력적인 어려움도 겪었다. 박소준은 “1군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몸에도 힘이 많이 들어갔다. 2군에서도 이렇게 많은 이닝을 던져본 경험이 별로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시즌 초반부터 쏟아부으니 중후반쯤엔 힘이 떨어졌다고 느꼈다”며 “베테랑 선배님들은 그런 걸 다 관리하신다. 난 경험이 없으니 계속 100% 힘으로 상대와 맞붙다가 체력이 빨리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소준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박종기였던 이름을 박소준으로 개명했다. 그는 “주위에서 추천도 받고 나도 생각은 있었는데 가족들도 권해 결정했다. 야구 잘하기 위해 뭐라도 해보고 싶었다”며 “바꿔서 잘 된다는 게 아니다. 마음가짐을 바꿨다. 박종기였던 시절보다 더 좋은 삶을 살고 더 좋은 기량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두산은 4선발이 확고하다. MVP 아리엘 미란다, 새 외국인 로버트 스탁과 최원준, 곽빈까지 4선발이 갖춰졌다. 이닝 소화력을 보여준 박소준은 5선발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는 새 시즌 멘털부터 바꾼다. 박소준은 “야구선수니 당연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이제 마운드에서 좀 싸우고자 한다. 싸움닭 같은 모습, 공격적인 투구를 팬들께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다른 목표는 더 많은 경기, 더 많은 이닝이다. 박소준은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다치지 않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다. 팀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박소준은 지난해 가을 무대에 오래 서지 못했다. 와일드카드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지는 일정 중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만 합류했고, 한 경기 1이닝 투구에 그쳤다. 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끝까지 들지 못했던 건 실력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무조건 끝까지 팀과 함께 해보고 싶다. 같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 보고 싶다”고 했다.
기술적으로는 커브 제구를 과제로 잡았다. 박소준은 “내 주 무기는 커브다. 커브가 지난 시즌 초반 좋다가 중간부터 기복을 겪어 많이 힘들었다”며 “그래서 포크볼을 구사하기 시작했는데 잠깐이지만 좋아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올해는 기복을 줄이겠다. 커브를 던지는 안정적인 포인트를 잡아서 제구와 구위를 모두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