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이 힘겹게 4라운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빈약한 벤치와 포워드 라인 때문이다.
오리온은 23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프로농구 4라운드 홈 경기에서 서울 삼성에 76-70으로 승리했다. 4라운드 첫 연승에 성공하며 17승 17패로 5할 승률에 복귀하며 5위를 지켰다.
부상 복귀병들이 팀 승리를 이끌었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한호빈이나 김강선 등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환자들이 돌아와 다행”이라며 “다만 경기 감각을 찾을 때까지 시간이 걸리고 있다.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한호빈은 허벅지 부상, 김강선은 종아리 부상으로 지난해 12월 이탈했다 한호빈이 1일, 김강선이 19일 각각 복귀했다.
이날 한호빈은 3점 슛 3개를 포함해 13점 5어시스트로 활약했다. 한호빈은 전반 종료 45초를 남겨놓고 3점 슛 두 개를 연속으로 꽂아 넣어 동점을 만드는 등 승부처마다 점수를 내 역전을 이끌었다. 리드를 가져온 3쿼터 자유투, 승리를 결정짓는 4쿼터 마지막 자유투 두 개도 한호빈이 집어넣었다. 김강선도 3점 슛 3개와 함께 10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비어있던 팀의 3번(스몰 포워드) 자리를 대체했다.
승리에도 마냥 웃지 못했다. 벤치, 특히 포워드 라인의 부진 때문이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삼성을 상대로 리바운드 개수 16개를 밀렸다. 강을준 감독은 최근 스몰 포워드를 기용하는 대신 변칙으로 가드를 세 명 투입해 경기를 운용하는 중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강선을 필두로 가드진을 3번 대신 사용했다. 스몰 포워드를 맡아줘야 할 조한진은 제대로 된 공격 기회도 없이 5분 2초만 뛰었고, 최현민은 아예 코트를 밟지 못했다.
강을준 감독은 이들의 분전을 요구했다. 강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준비했던 게 생각보다 너무 안 돼서 아쉽다”며 “식스맨들의 득점이 안 나와 에이스한테 부담이 갔다. 좀 더 분발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강선이 외곽에서 3점 슛으로 팀의 활력소 역할을 해줬다”면서도 “강선이는 주전과 식스맨의 중간 정도인데 그를 빼면 나머지 식스맨들의 득점이 안 나왔다”고 했다. 이어 “감독이 작전을 통해 찬스는 만들어줄 수 있지만, 슛은 선수들이 넣어줘야 한다”며 “조한진, 최현민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봄 농구 진출을 놓고 고비가 찾아온 오리온이다. 3라운드까지만 해도 4위 다툼을 했지만, 4라운드 주춤한 사이 울산 현대모비스가 세 경기 차 공동 3위로 달아나면서 4위 이상을 노리기 어려워져다. 5위 수성이 현실적인 목표지만, 중하위권과 격차가 줄어들어 이 역시 쉽지 않다. 원주 DB(6위·1경기 차), 창원 LG(7위·1.5경기 차)의 기세가 매섭다. 벤치, 포워드 자원들이 살아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만 봄 농구와 5위를 수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