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김선태 감독과 빅토르 안.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1개를 수확했다. 그중 24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4년 전 평창 올림픽에서는 3개를 따냈다. 명실상부 이 종목 최강국이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 전망은 어둡다. 전 여자 대표팀 심석희가 동료를 험담한 사실을 드러나며 내홍에 시달렸다.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심석희를 포함, 메달 기대주로 꼽혔던 선수 몇 명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해 전력이 약해졌다.
그사이 중국이 한국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중국도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2개를 따낸 쇼트트랙 강국이다. 날개까지 달았다. 평창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김선태 감독과 한국 대표팀 간판선수였다가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을 기술코치로 영입했다.
한국 쇼트트랙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선태 감독이 중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달 31일 한국의 공개 훈련을 찾아, 전력을 직접 분석하기도 했다. 빅토르 안은 중국 선수들과 꾸준히 대화하며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중국 대표 선수들은 이미 캐피탈 실내경기장의 빙질을 최대한 유리하게 이용할 것이다. 판정에서 개최지 이점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중국 대표팀은 전력과 정보 누출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2일 오전까지 예정된 다섯 차례 공개 훈련 중 네 차례나 빙상장(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 나타나지 않았다. 1일 오후에 베일을 벗었는데, 훈련 강도는 가벼운 편이었다. 경쟁국에 선수 컨디션과 전술을 가늠할 여지를 주지 않고 있다.
김선태 감독과 빅토르 안 코치는 인터뷰도 피하고 있다. 공동취재구역에 아예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 취재진조차 "우리도 궁금하다"고 말할 정도. 전 종목 석권을 향한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김아랑(왼쪽)과 곽윤기. 중국 대표팀을 의식하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선수들에게 김선태 감독, 빅토르 안은 스승이자 선배였다.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관계다. 하지만 중국 대표팀을 의식하진 않는다.
여자 대표팀 베테랑 김아랑은 "한국 선생님(지도자)들이 중국 대표팀으로 가신 지 2년도 넘었다. 한국 대표팀 기존 훈련 방식이나 전술이 (중국팀에) 당연히 알려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더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유빈은 "월드컵 시리즈에서 이미 경험한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남자 대표팀 에이스 황대헌도 "중국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제대로 지켜본 적은 없다. 신경 쓰지 않고 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