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이 등장했다. 중국이 고유문화인 것처럼 소개했다. 그들만의 축제에 우리 국민은 격분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은 예고대로 요란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행사 시간과 참여 인원이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오프닝 공연 25분 만에 선수단 입장이 시작됐다.
피날레를 장식한 성화 봉송도 무난했다는 평가다. 역대 올림픽은 개최국을 대표하는 인사가 최종 주자로 나서거나 참신한 방식으로 성화대를 밝히는 는 장면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소박했다. 91개 출전국이 영어와 중국어로 새겨진 별 모양 조형물을 모아 만든 대형 눈꽃 송이에 새 시대를 대표하는 2000년대생 중국 남녀 선수 두 명이 최종 봉송을 맡았다. 역대 가장 작은 성화대였지만, 나름대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 여론은 들끓고 있다. 국민은 또다시 '문화 동북공정'이 시작됐다며 분노했다.
중국 56개 민족 대표 등이 참여해 오성홍기를 맞잡고 행진하는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이라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는데, 한복으로 보이는 의복은 입은 여성이 중계화면에 잡힌 것.
앞서 중국의 24절기를 소개하는 영상에서도 명절 가족 식사로 보이는 장면에서 모든 인원이 한복을 입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 장구를 치거나 상모를 돌리는 장면도 있었다.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을 대표하기 위해 한복을 등장시켰다고 하더라도, 중국은 이미 너무 많은 '한복 공정'을 지금까지 펼쳐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노만 할 게 아니라, '한복은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는 진실을 전 세계에 더 널리 알려야만 한다"라고 했다.
여·야 정치권도 일제히 비판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SNS를 통해 "중국의 막무가내식 문화 공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국민의힘 황규환 선대본부 대변인은 "주권국가에 대한 명백한 '문화침탈'이자, '함께하는 미래'라는 이번 올림픽의 슬로건을 무색게 하는 무례한 행위"라며 "대체 대한민국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문화공정을 보란 듯이 펼쳐 보일 수 있는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