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 호텔에 묵고 있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선수가 부실한 식단 관리에 불만을 터뜨렸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바이애슬론 대표팀 선수 발레리아 바스네초바는 지난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5일 연속 아침· 점심· 저녁 식사로 파스타, 고기, 감자 등 똑같은 메뉴만 받고 있다”는 글과 함께 격리 호텔의 음식 사진을 올렸다.
사진엔 파스타 소스와 반으로 자른 감자 다섯 개, 까맣게 탄 고기 등이 도시락 용기에 담겼다.
바스네초바는 “다른 음식은 먹을 수가 없어서 파스타 하나로 버티고 있다”며 “배가 아프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눈가엔 다크서클이 생겼다. 몸무게가 줄면서 뼈가 드러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너무 힘들다. 매일 매일 울고 있다.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다”며 “모든 것이 그저 끝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바스네초바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앞서 독일 노르딕 복합 경기 선수단 단장도 격리 호텔에 대해 공개 비판했다. 노르딕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딴 에릭 프렌첼 선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된 뒤 단장은 “격리 호텔 방이 너무 좁고 비위생적이며 음식이 제때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뿐 아니라 국내 선수들도 선수촌에서 제공되는 부실한 음식에 고충을 토로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정재원(의정부시청)은 지난 5일 공식 훈련을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식사 문제에 관한 질문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와 많이 비교된다”며 “선수촌 식당 음식은 그리 맛있지 않다. 베이징에 도착한 당일 저녁 식당을 방문한 후 한 번도 안 갔다”고 말했다.
스켈레톤 대표팀 윤성빈(강원도청) 역시 지난 3일 “고기만 거창하게 깔려 있는데 정작 실속은 없다”며 “(알려진 것과 달리) 중국인들이 요리를 못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 한국 선수단은 대한체육회의 급식 지원센터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베이징 선수촌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호텔에 급식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선수들에게 한식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장구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