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괴물' 김민석(23)이 한국 선수단 베이징 동계올림픽 첫 메달 주인공이 됐다. 자신의 메달이 일전을 앞둔 다른 태극전사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길 바랐다.
김민석은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4초24를 기록했다. 출전 선수 29명 중 세 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김민석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이 종목 동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두 대회 연속도 당연히 최초 기록이다. 개인적으로는 평창 대회 팀 추월(은메달)에 이어 개인 세 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한국 선수단도 기다리던 첫 메달을 획득했다. 쇼트트랙에서 연이은 편파 판정이 발생하며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국내 한중 감정이 증폭할 정도였다. 김민석이 선물을 선사했다.
김민석은 11조 인코스에서 출발했다. 세계기록 보유자인 디펜딩 챔피언 키얼트나위스(네덜란드)와 함께 출발했다. 초반 이후 나위스와 10m 이상 거리 차이가 벌어졌다. 하지만 좋은 선수와의 대결은 오히려 김민석에 기록에 도움이 됐다.
앞선 10조에서는 토마스 크롤(네덜란드)이 올림픽 기록을 세웠다. 함께 레이스를 펼친 선수는 세계 최고. 김민석은 이 두 선수와의 경쟁에선 밀렸지만, 나머지 26명은 앞설 수 있었다.
김민석은 동메달에 만족하지 못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앞에 두 선수가 너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후 선수(12~15조)들이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저런 레이스를 할 선수들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메달 획득은) 그래서 메달을 땄다"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네덜란드 두 선수에게 밀린 것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민석은 "격차는 있었다. 내가 더 성장해야 한다"라고 했다.
선수단 첫 메달 획득 주인공이 됐다. 김민석은 "쇼트트랙 선수들이 있고, (스노보드) 이상호 선수도 있기 때문에 내가 첫 주자가 될지 몰랐다. 하지만 쇼트트랙에서 (편파 판정) 불상사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다른 선수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 (좋은 모습을 보이려는) 동기부여도 되길 바란다"라며 웃었다.
이날 베이징 오벌에는 컬링 대표팀 '팀 킴'이 응원왔다. 김민석은 곳곳에 있는 태극기에 감동하였다. 경기 중에도 유독 응원 소리가 잘 들렸다. 고마웠다"라고 했다.
김민석은 이승훈, 정재원과 팀 추월에 출전한다. 평창 대회에서 은메달을 합작한 멤버다. 아직 베이징 대회가 남아 있다. 다시 한번스케이트화를 조여 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