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SF 액션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최신작 '리저렉션'의 공동 제작사가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한국시간) 매트릭스 공동 제작사 빌리지 로드쇼 엔터테인먼트가 이날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워너브러더스의 경영 판단이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매트릭스 리저렉션을 극장뿐 아니라 미국의 스트리밍 업체인 HBO 맥스를 통해 동시 개봉한 결정을 문제 삼은 것이다. 또한 워너브러더스가 영화 개봉일을 당초 계획됐던 2022년에서 2021년으로 앞당긴 것도 흥행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원고 측의 주장이다.
빌리지 로드쇼 엔터는 소장에서 워너브러더스의 모회사인 워너미디어가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자회사인 HBO 맥스의 구독자 확보를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워너미디어는 18년만에 내놓은 매트릭스 시리즈의 후속작을 마케팅에 이용해 구독자를 확보하는 등 이익을 봤지만, 정작 영화를 제작한 빌리지 로드쇼 엔터는 흥행 참패로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2일 개봉한 리저렉션의 북미 흥행수익은 개봉 6주가 지난 2월 3일 현재 3700만 달러를 갓 넘긴 상황이다. 개봉 첫 5일 동안에만 4000만 달러에서, 많게는 7000만 달러의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총 수익은 1억5000만 달러 정도로, 현지 언론이 추측한 영화 제작비(1억76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1편(4억6600만 달러), 2편(7억4100만 달러), 3편(4억2700만 달러)과 비교하면 '흥행 참패' 수준이다. 워너미디어 측은 이번 소송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WSJ는 배급사들이 영화를 극장뿐 아니라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공개하는 데 대해 제작사나 배우들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의 여배우 스칼릿 조핸슨도 자신이 주연한 영화 '블랙 위도우'가 월트디즈니의 자회사인 디즈니플러스에 공개된 데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조핸슨은 극장 독점 상영을 조건으로 출연 계약을 맺었지만, 디즈니가 스트리밍 플랫폼에도 영화를 함께 출시해 극장 관객이 줄고 자신의 개런티도 깎였다고 주장했다. 이후 디즈니와 조핸슨은 법정 밖에서 합의했다.